- 기재부 타당성 재조사 시작도 안돼
- 지역 정치권 안일 대응 질타 목소리
- 市 정거장 3개 규모 상용화로 선회
- 도시철 6호선 연결 등 지연 불가피
부산 오륙도선 실증노선은 국내 1호 무가선 저상트램 상용화를 위한 첫 사업이다. 2018년 국토교통부 공모 당시 부산시가 제안한 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에서 이기대어귀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1.9㎞ 구간이 건설되면 ‘트램도시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늘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기본설계 결과 총사업비가 906억 원으로 공모 당시 사업비(470억 원)보다 436억 원이 늘면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국비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노선을 축소해서라도 사업을 추진하려는 계획마저 틀어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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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부산 남구 트램 차고지가 들어설 환경공단 대지. 오른쪽 주차장에 차고지가 들어서고 주차장은 왼쪽으로 옮길 예정이다.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
■안일한 대응이 사태 초래
오륙도선은 2018년 공모 당시 사업비 47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기본설계 결과 436억 원이나 늘었다. 사업비는 차량 제작비, 정거장·차량기지 조성 비용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증액되면서 총사업비가 배가량 급증했다. 올해 연말 실시설계가 끝나면 사업비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시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기연) 등은 현재 물가상승률만 고려해도 총사업비가 1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기획재정부는 실증노선 사업을 상용노선 사업으로 변경하는 데 지원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국비 투입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시가 예산 범위 내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수정할 수밖에 없어 노선 단축이 불가피해졌다.
시는 예산 470억 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노선을 1.0㎞, 정거장 3개 규모로 축소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에 제시했다. 이 사업은 정부 연구개발(R&D) 공모 사업이라 변경하려면 대광위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대광위가 노선 불가 결정을 내리면서 사업 진행이 불투명해졌다.
시와 지역 정치권의 안일한 대응이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 시는 지난 4월 기획재정부에 국비 추가 확보를 위한 타당성 재조사를 신청하면서 늦어도 10월까지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시는 지역 여권에도 기재부를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시가 요청한 타당성 재조사를 아직 진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실증노선 사업 지역이 야당 국회의원 지역구라는 점에서 여권의 도움이 미미했다는 얘기도 있다. 시는 애초 9월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2024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축소노선이라도 먼저
시는 오륙도선 트램 사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 축소노선(1㎞) 우선 건설을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본다. 오륙도선은 남구 대연동 용소교차로(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에서 용호동 오륙도SK뷰 아파트에 이르는 총연장 5.15㎞의 노선이다. 실증노선은 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에서 용호동 이기대어귀삼거리까지 1.9㎞이며, 정거장 5개와 부산환경공단 내 트램 차량기지를 포함한다. 노선이 1.0㎞로 줄면 오륙도선은 상용화를 전제로 승객을 태우고 도심을 오가는 실증노선이 아니고 트램의 운영과 신호 체계 등을 점검하는 연구개발용 노선이 된다. 시는 축소노선으로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도시철도 실증노선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남구도 트램 사업 ‘불씨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오은택 구청장은 이날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오송기지를 방문, 오륙도선 사업의 추진 동력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구는 애초 축소노선 우선 진행에 반대했지만, 최근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1㎞ 노선(연구선)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주민도 구 견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오륙도선트램유치추진위원회 박두춘 위원장은 “어떻게든 사업의 첫 삽을 뜨는 게 중요하다. 물론 실증노선이 그대로 진행되는 게 중요하지만 예산 문제로 사업이 무산되기보다 가능한 사업을 진행해 연구선이라도 착공하는 게 먼저”라며 “연구선 사업이라도 진행돼야 도시철도 6호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오륙도선 실증노선 추진 현황 |
2018년 10월~2019년 1월 무가선 트램 실증 공모 및 평가 |
2019년 4월 부산시-한국철도기술연구원 실시협약 |
2021년 9월 기본설계 완료 *사업비 470억 원→906억 원 |
2022년 4월 타당성 재조사 신청 |
2022년 8월 대도시권광역교통위, 축소노선 심의 보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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