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림막 없이 엄마랑 다시 스킨십할 수 있어서 뭉클해요.”
4일 오후 부산 서구 송도요양원 3층 임시격리실. 병실과 떨어진 격리 공간에서 3개월 만에 손을 맞잡은 모녀 사이에는 가림막과 마이크가 사라졌다. 셋째 딸인 정순자(64세) 씨는 어머니 유옥선(91) 씨에게 귓속말로 “엄마를 이렇게 만질 수도 있고, 가까이서 얘기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귓속말로 하니까 잘 들리지?”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유 씨의 치매 증상으로 모녀 간에 대화는 오가지 못했지만, 유 씨는 가까이서 보게 된 딸이 반가운 듯 눈을 떼지 못했다.
부산 서구 송도요양병원에서 입소자인 유옥선(91세)씨를 가족 정순자(58세)씨가 대면 면회하고 있다. 이날부터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의 대면 접촉 면회가 다시 가능해진다. 여주연 기자
모녀가 다시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게 된 건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이날부터 요양병원 정신병원 장애인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의 대면 면회가 허용됐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 7월 25일 중단된 대면 면회가 72일 만에 재개된 것이다. 확진자 감소세가 큰 작용을 했다. 부산지역 감염취약시설의 집단감염자가 지난 8월 1552명이었는데, 지난달에는 552명으로 많이 감소했다.
재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절차는 꼼꼼했다. 정 씨와 동행한 취재진은 입구에서 자가진단키트로 코로나 음성을 확인 받고서야 병원에 들어설 수 있었다. 병원 관계자들은 손 소독과 의생장갑, 마스크 착용 여부 등도 체크했다. 그는 마스크를 낀 채 어머니와 30분간의 짧은 면회시간을 마쳤다. 면회가 끝나자 병원 관계자는 곧바로 임시격리실을 소독했다. 정 씨는 “요양병원을 이용하는 모두가 방역 수칙을 잘 지켜서 다시 비대면 면회로 돌아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엄마 건강도 회복하면 평소 좋아하던 상추쌈을 입에 넣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입소자의 외박·외출도 허용됐다. 그동안 외래 진료가 필요할 때만 외출이 가능했지만, 코로나19 4차 백신 접종을 마쳤으면 외출과 외박을 할 수 있다. 취약시설 입소자 4차 접종률은 90.4%다. 이날 병원에는 대면 면회뿐만 아니라 외박·외출을 문의하는 보호자들의 문의가 잇따랐다. 시행 첫날이라 대면 면회만 5건 있었지만, 주말을 앞두고 외박·외출을 하는 입소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송도요양병원 이은순 간호과장은 “오전에는 보호자의 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보호자와 입소자의 만남을 돕고 시설 내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 수칙도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