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형사처벌에서 제외되는 촉법소년 연령 상한을 만 13세로 한 살 낮추기로 한 가운데 촉법소년 절도범 4명 중 3명은 무리에서 범행을 주도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좀도둑’에 불과할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이들이 가담한 사건의 규모는 평균보다 컸다.
27일 이장욱 울산대 경찰학과 조교수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촉법소년이 가담한 절도사건 103건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범죄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은 경우는 전체의 73.8%인 76건이었다. 촉법소년이 망보기 등 범죄를 돕기보다 오히려 침입 갈취 등 직접 범죄를 수행하는 때가 더 많다는 뜻이다. 이들이 주도한 범죄 성공률은 85.5%로, 보조적 역할을 한 사건의 성공률 81.4%보다 높았다.
이 교수는 “촉법소년이 범행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 때가 많고 범죄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이들의 범죄수행 능력이 공범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다만 “촉법소년이 전면에 나서 범행하는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건 이들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14세 이상 공범이 촉법소년을 ‘방패막이’로 내세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공범 연령이 높을수록 촉법소년이 범행을 주도했다는 법원 판단을 받은 때가 많았다. 공범이 14세 이상 19세 미만인 ‘소년’일 때 촉법소년이 범행을 주도한 비중은 67.1%였으나, 19세 이상 성인일 때는 87.9%까지 급증했다. 공범 나이는 14세 이상 19세 미만 소년이 70건(68.0%), 19세 이상 성인이 30건(29.1%), 성인과 소년이 함께 한 것이 3건(2.9%)이었다.
공범 연령이 높을수록 자신은 숨어 촉법소년을 방패막이로 이용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밖에도 촉법소년이 가담한 절도사건 피해금액이 통상적 절도사건 평균을 뛰어넘었고, 유형별로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금품이 보관된 장소를 뒤져 훔치는 ‘털이’가 55건(53.4%)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 내용의 논문은 ‘형사미성년자 가담 절도범죄의 양상 및 시사점 연구’는 학술지 한국치안행정논집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