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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넘어진 인파 5, 6겹 쌓여” “사상자 길에 널부러져”

아비규환 현장 목격자들 울먹

외신은 이태원동 역사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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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핼러윈을 앞두고 대규모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비명과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고조되면서 이태원은 지옥으로 변했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 15분께부터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 호텔 주변에서 인파가 깔려 호흡곤란 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수십 건 접수됐다. 소방과 경찰은 즉시 출동했으나 핼러윈 파티를 즐기는 인파가 많아 현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 등이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는 해밀톤 호텔 옆 내리막길(폭 약 4m) 좁은 길에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했다. 누군가 도로 위쪽에서 넘어지자 연쇄적으로 아래쪽 사람도 차례로 넘어져 겹겹이 쌓이면서 말 그대로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도로 바닥 여기저기 쓰러진 사람을 하나씩 맡아 사활을 다해 심폐소생술(CPR)을 했다. 소방관과 경찰뿐 아니라 환자의 친구와 시민까지 의식을 잃은 사람들의 가슴에 심폐소생술을 하고 팔다리를 주무르며 안간힘을 쏟았다.

현장에 있던 한 남성은 “갑자기 앞쪽에서부터 사람이 넘어져 사람이 5, 6겹으로 쌓였다”고 전했다. 다른 목격자는 “골목 양쪽의 술집이나 클럽에 있는 사람들의 핼러윈 복장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또 어떤 사람들은 지나가려고 하다 보니 서로서로 부딪히며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20대 여성은 “사람들이 층층이 쌓여 마치 무덤처럼 보였다. 어떤 사람들은 서서히 의식을 잃었고 몇몇은 죽은 것처럼 보였다”며 울먹였다. 다른 목격자는 “태어나서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다치거나 숨진 사람이 길가 여기저기에 누워 있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유명 연예인을 보기 위해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다거나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사탕이 돌았다는 소문이 나왔지만 구체적인 경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태원을 담당하는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 직원을 비상 소집하고 경비·교통·형사 등 인력 100명을 동원해 현장을 수습했다. 서울경찰청은 인근 6개 경찰서 형사·의경을 투입했다. 검찰도 사고대책본부와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피해자 신원 확인과 검시 절차에 대비 중이다.

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에 신발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1시50분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자정을 앞둔 밤 11시 13분엔 대응 2단계를 발령하면서 이태원 일대 업소들에 핼러윈 축제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30일 새벽 3시 50분부터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임시 버스 2대를 운영하고 평소 주말 첫 차보다 약 40분 이른 시각인 오전 5시부터 지하철 6호선 상·하행에 1대씩 임시 열차를 투입해 시민의 귀가를 도왔다.

서울·경기 내 모든 재난거점병원인 14개 병원과 15개 권역응급의료센터 재난의료지원팀(DMAT), 응급의료지원센터도 모두 출동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사고 수습을 지휘했다.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네덜란드에서 귀국길에 올랐다.

외신들은 이태원동의 특징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몽골과 일본 같은 침략세력이 병력을 이곳에 주둔시킨 이래 이태원은 낮시간 대에는 수백년 간 교통과 물류의 연결점 역할을 한 동시에 인기 유흥지역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또 “야간에는 세련된 주점과 식당, 젊은 손님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제1의 유흥 지역이 돼왔다”면서 “이태원은 서울의 가장 국제화되고 자유로운 동네이자 외국인 거주지”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브라이언 피치 기자는 “서울의 밤문화에서 이태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도시에서 외국인들이 이곳으로 몰려든다. 서울의 동성애 공동체도 이곳에 집중돼 있다”고 이태원의 지역적 특징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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