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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들이 반기는 갈대숲, 사계절 꽃피는 모래땅…해질녘이 더 좋은 길

YOLO갈맷길 함께 걷기 <하> 7코스·9코스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   입력 : 2022-11-06 18:54:10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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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LO 갈맷길 7코스의 다대포해변공원 일대. 고우니생태길이 조성돼 있다.
■ 7코스 ‘다대포 선셋 피크닉’

- 갯벌·덱길 너머로 노을 내리는 길
- 부네치아·꿈의 낙조분수 볼거리
- 구름인 듯 섬인 듯 몰운대도 반겨

YOLO 갈맷길 7코스(다대포 선셋 피크닉)는 강인 듯, 바다인 듯, 하구를 따라가는 길이다. 낙동강 하구의 드넓은 갯벌에서, 덱길 위로, 갈대숲 너머로 노을이 내리는 길이다. 걷다 보면 마지막엔 구름인 듯, 섬인 듯 몰운대가 반겨준다.

YOLO 갈맷길 7코스는 총길이 7㎞, 걷는 데는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갈 때는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신평역에 내리고, 돌아갈 때는 도시철도 1호선 다대포해수욕장역을 이용하면 된다. 7코스는 오후에 시작하는 게 좋다. 노을을 보기 딱 좋은 시간대다. 도착지에서 몰운대나 다대포 해변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도시철도 1호선 신평역 1번 출구로 나가 10분쯤 걸어가면 신평동교차로다. 여기서 7코스가 시작된다. 공단을 가로질러 간다. 때론 쇳물 냄새도 맡겠으나, 이 또한 보상받으리. 20분 넘게 걸으면 닿는 곳이 장림포구. 알록달록 치장한 부네치아다. 형형색색 예쁜 물감을 다 풀어놓은 듯한 건물이 즐비하다. 장림포구는 원래 김 생산지로 유명했다.

장림포구를 떠나 본격적으로 낙동강 하구를 따라 걷는 길이다. 무지개공단 입구 삼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드넓은 하구와 그 너머로 부산항 신항, 명지신도시 일대가 보인다. 기나긴 직선형 보행구간. 노을정휴게소까지는 30분 넘게 걸린다. 지칠 듯한 순간, 도로 왼쪽 언덕에 낙동강 하구 아미산전망대가 ‘걸려’ 있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전망대에 오르면 도요등 백합등 등 낙동강 하구의 모래톱을 죄다 보는 즐거움이 있다.

노을정휴게소를 지나자마자 만나는 곳이 고우니생태길이다. 갯벌의 날 것 그대로 볼 수 있다. 갈대숲 사이로 조그만 게들이 갯벌을 들락거린다. 참으로 앙증맞다. 이들이 만든 작은 구멍이 갯벌에 빼곡하다. 고우니생태길의 ‘고우니’는 낙동강 하류의 대표적인 철새 고니에서 따온 것이다. 백조라고도 불리는 그 겨울철새다. 우리나라에는 10월 하순 왔다가 이듬해 4월께 돌아간다.

고우니생태길과 맞닿은 다대포해수욕장은 장엄한 해넘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몰운대에 닿기 직전 ‘꿈의 낙조분수’가 있다. 4월부터 8월까지는 오후 8시부터 30분간, 주말에는 오후 8시와 밤 9시 각각 20, 30분씩 공연이 펼쳐진다. 월요일은 휴무다. 주간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7코스의 끝자락 몰운대는 안개와 구름이 끼면 가려진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임진왜란 때 다대포 앞바다에서 순국한 정운 장군의 순의비와 다대진 동헌이 있다. 다대진 동헌은 문화재 지정 당시에는 ‘다대포 객사’로 등록됐다. 다대진성 안에 있던 관아 건물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것이다. 옛 다대진성 터와 가까운 곳에 아미산 응봉봉수대가 있다. 둘은 어떤 관계였을까. 좁은 해협과 완만하게 굽은 지형 안쪽에 자리 잡은 다대진성. 적이 쉽게 발견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적의 출입을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응봉봉수대가 이를 보완했다. 사각 지점에 대한 레이더 기지 역할을 한 셈이다. 응봉봉수대는 불이나 연기만 피워 올린 게 아니다.


YOLO 갈맷길 9코스의 삼락습지생태원. 초화밭 사이로 자전거 조형물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 9코스 ‘인생삼락 갈맷길’

- 강나루 길따라 연꽃·억새 함께해
- 봄엔 유채·여름엔 해바라기 단장
- 대자연 맞선 낙동강 제방 감상도

YOLO 갈맷길 9코스(인생삼락 갈맷길)는 낙동강이 만든 넓디넓은 모래 땅을 걷는 길이다. 천리 벌판을 적신 강이 바다로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숨 고르기 하며 모래 땅을 만들어냈다. 강나루 길을 따라 연꽃이, 억새가, 수양버들이 함께하는 길이다. 사람도 휘어지며 느리게 흐르는 강을 닮으면 좋겠다. 삼락생태공원의 ‘삼락’과 같았으면 딱 좋겠다.

YOLO 갈맷길 9코스는 총길이 8.7㎞, 걷는 데 2시간 30분 소요된다. 낙동강사문화마당, 연꽃단지를 지나 부산도시철도 3호선 구포역까지 걷는 길이다. 사계절 모두 걷기에 좋지만, 가을 해가 질 무렵 찾으면 더욱 좋다. 요즘이 그때이다. 갈 때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에서 내리면 된다. 돌아갈 때는 도시철도 3호선 구포역을 이용하면 된다. 도시철도 구포역 건너 400년 역사의 구포시장, 구포국수체험관과 문화예술플랫폼이 있는 구포만세 역사테마거리도 둘러보길 권한다.

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 3번 출구로 나와 강변나들교(르네시떼) 쪽으로 간다. 강변나들교를 건넌 뒤 왼쪽으로 꺾는다. 삼락생태공원 낙동강사문화마당을 지나면 갈맷길 인증대가 있는 연꽃단지다. 낙동강 둔치에 들어선 삼락생태공원은 계절별로 꽃단장을 한다. 봄에는 유채꽃이, 여름이면 해바라기,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핀다. 꼬불꼬불 연꽃단지를 돌아보고 가다가 야외 수영장을 지나면 왼쪽 강변길로 향한다. 30분 가까이 강을 거슬러 걸으면 삼락습지생태원에 닿는다. 삼락습지생태원 탐방로를 꼭 걸어보라. 남은 여정이 만만찮은데, 이곳에서 에너지를 잔뜩 충전하면 좋다.

다음의 축구장E까지 가는 길은 40분 넘게 걸린다. 파크골프장1에서 강나루길 방향으로 꺾는다. 갈맷길 추천코스로, 강변숲길이다. 낙동강과 40, 50m 거리를 두고 이어지는, 포장되지 않은 흙길을 걸어간다. 여기서 구포역까지는 꽤 걸린다. 40분 가까이 소요된다. 눈앞에 보인다고 해서 가까운 게 아니다. 수관교를 지나면 갈맷길 이정표를 따라 굴다리 쪽으로 향한다. 여기서 구포역에 닿을 때까지는 낙동강제방길이다. 봄이면 벚꽃이 터널을 만드는 그곳이다. 1935년 들어선 낙동강 제방은 홍수 예방을 위해 대자연에 맞선 낙동강 일천식 제방 공사라는 대역사의 흔적이다.

구포역 인근 도시철도 3호선의 낙동강 고가구간 옆에는 원래 구포다리가 있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다리다. 낙동강 사이 구포와 섬이던 대저를 이었다. 1932년 12월 준공된 이 다리의 길이는 1060m. ‘낙동장교’, ‘낙동교’ 등으로 불린 구포다리는 건설 당시 동양에서 제일 긴 다리라고 해서 ‘동양 제일’이란 수식어가 달렸다. 구포동에 ‘1060’ 지번이 많은 이유다. 이러한 구포는 낙동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명지 등지에서 출발한 배가 구포를 거쳐 삼랑진 창녕 고령 왜관 상주 등지를 오르내렸다. 그래서 조선 후기 이후 구포에는 객주가 넘쳐났고, 돈이 몰렸다. 구포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민족계 지방 금융기관이 생겨난 배경이다. 1909년 설립된 구포저축주식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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