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지에 가장의 짐 맡은 가정주부
- ‘국가책임제’ 공약은 감감무소식
- 사망 위로금 1000만 원이 전부
- 재판결과에 질병청 판정 번복도
“쌀쌀한 계절이 돌아오니 뼈에 사무치게 남편이 그립습니다.” 지난달 부산에 사는 A(40대) 씨는 중학교 2학년이 된 딸아이와 함께 남편 B(40대) 씨의 첫 기일을 챙겼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이 악물고 버텨온 지난 1년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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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정관추모공원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 사망한 남성의 딸이 숨진 아빠를 그리워하면서 헌화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 제공 |
타지에서 외롭게 눈을 감은 남편에 대해 미안함이 컸다. B 씨는 지난해 10월 15일 모더나 2차를 맞았다. 현장 관리직을 맡았던 그는 백신 접종을 안 하면 일을 못 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어쩔 수 없이 백신을 접종했다. 일하던 도중 건강이 악화해 혼자 묵는 숙소에서 약을 먹고 잔다는 통화가 마지막이었다. 백신 접종 19일 만에 남편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남편을 잃어도 슬퍼할 겨를은 없었다. 가정주부였던 A 씨는 한순간에 가장이 됐다. 딸을 키워야 하는 입장에서 경력 단절은 뼈아팠다. 지난 1년간 아르바이트를 전전했고, 생활비를 최소로 줄였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는 “집 대출금과 각종 생활비, 대출이자를 포함해 한 달 생활비가 350만 원 정도였는데, 허리띠를 졸라매서 지출을 250만 원으로 줄였지만 버는 돈이 부족해 매달 마이너스인 상태다”고 말했다. 심리 치료 때 우울증이 심해 치료가 필요하단 충고를 받았지만, 한가하게 치료받고 있을 여유가 없다.
정부에 대한 배신감도 컸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했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국가 책임제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단지 사망 위로금 1000만 원이 전부였다. 부검 결과가 사인 불명이란 이유로 산업재해 보상이나 보험금도 전혀 받지 못했다. A 씨는 “이태원 참사 때도 느꼈지만, 정부는 항상 뭔가 사태가 터지면 숨기기 급급하고 책임지려는 모습이 안 보인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창원에 사는 40대 여성 C 씨의 남편 D(40대) 씨도 코로나 백신을 맞고 목숨을 잃었다. 두 자녀의 아버지였던 그는 창원시 공무원으로 복무하며 누구보다도 건강한 생활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화이자 2차를 맞고서 10일 뒤에 갑자기 숨졌다. 부검 결과 사인은 동맥류 파열에 의한 거미막하출혈(뇌출혈)로 나왔다. C 씨는 “질병관리청이 남편을 기저질환자로 만들었다. 산에 자주 다니고, 흡연은 전혀 하지 않는 건강한 사람이었다. 2년 전 국가검진 때 뇌출혈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야 1.3%라고 했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질병청의 행태도 비판했다. 최근 질병청은 백신을 맞은 뒤 뇌출혈 진단을 받은 30대 남성 E 씨가 제기한 피해보상 신청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하자 기존 판단을 뒤엎고 길랭-바레 증후군으로 재해석한 뒤 항소를 포기했다. C 씨는 “백신을 맞고 뇌출혈이 발생한 피해자가 많지만, 실제로 재판까지 갈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사람이 많다. 법원의 결정으로 판정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지 말고 폭넓은 인과성 인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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