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공립 일반고도 20년새 ‘0곳’
- “영도는 늙어가는 부산의 축소판
- 지역소멸 원인분석·대책 고민을”
부산 영도구가 지역 최초로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율이 30%를 넘었다. 전국 특별·광역시 내 기초지자체 중 인천 강화군(2018년 2월 기준 35.2%)에 이어 두 번째다.
■7년만에 고령인구 10% 폭증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영도구 전체 인구 10만8505명 중 3만2620명(30.1%)이 65세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 비율은 20.4%였다. 불과 7년만에 고령인구 비율이 10%가량 급증한 것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2037년이 되면 영도구는 피부양자가 부양자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도구의 전국 특별·광역시 최고 고령화 수순은 수년 전부터 예견됐다. 이곳은 서구·동구와 함께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 지역 89곳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8월 통계청의 ‘2022년 상반기 고용지표’를 보면 영도구의 몰락은 더욱 뚜렷하다.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능력이 없거나,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을 뜻하는 ‘비경제활동 인구 비중’이 49.6%로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출산율은 0.55명으로 전국 228개 시·군·구 중 하위 10위였다. 당시 1위는 부산 중구(0.38명)였다.
■인구 고령화·감소의 뫼비우스
인구가 줄면서 생활 인프라도 축소됐다. 사실상 인구 감소의 끝없는 ‘뫼비우스의 띠’에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2020년 기준 부산의 전체 병원 수는 5261곳이다. 20년 전인 2000년 3392개보다 55.1% 증가했다. 영도구를 포함한 원도심에서는 병원 수가 되레 줄어들거나 미미한 증가에 그쳤다. 영도구는 같은 기간 137곳에서 146곳으로 일부 늘었지만, 중구는 145→141곳, 서구는 150→143곳, 동구는 171→169곳으로 줄었다.
학교 역시 마찬가지다. 국공립 일반계 고등학교 학급수를 보면 영도구는 2000년 66개에서 2020년에는 0개로 아예 사라져 버렸다. 자율형 공립고인 영도구 소재 부산남고는 강서구 이전이 확정됐다. 서구는 64곳에서 48곳, 동구는 72곳에서 51곳으로 줄어들었다. 학생·청소년들이 지역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중구·동구도 위태위태
노인과 바다라는 불명예가 붙은 부산 원도심 기초지자체는 영도구처럼 노령화뿐만 아니라 인구소멸을 동시에 겪고 있다. 중구의 경우 지난달 기준 4만 명대가 붕괴, 3만9936명으로 주저앉았다. 고령인구 비율은 28.6%로 영도구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다. 2012년 10만 인구가 붕괴된 동구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동구 인구는 8만6948명으로 10년 동안 인구의 13%가 빠져나갔다. 고령인구비율은 부산 세 번째인 27.9%다.
영도구·동구·서구 모두 공통적으로 지난해 행안부에서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한 전국 89개 지자체 지역 중 하나다. 한때 이 지역은 한국전쟁 직후 피란도시였던 부산 내에서 중심부였다.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전쟁물자와 재건을 위한 기점 도시로 기능하면서 도시가 급성장했지만 현재는 낙후 지역의 대명사가 됐다.
전문가들은 인구 소멸 및 고령화를 원도심 낙후 문제로만 좁혀봐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신현석 부산연구원장은 “영도는 늙어가고 있는 부산의 축소판이다. 민관이 힘을 합쳐 지역소멸의 원인 분석과 함께 인구 유입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김경수 인구영향평가센터장은 “원도심 문제는 결국 부산시 전체가 겪는 문제와 다를 바 없다. 지방소멸대응기금 역시 지방소멸을 막는다는 목적에 비춰볼 때 터무니없이 적다”며 “관련 예산을 더 늘릴 뿐만 아니라 인구소멸지역에 대한 법인세 차등제를 도입해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에 사람이 몰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