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별 지구를 병들게 하지 마세요’

코로나19가 걷혀가면서 경남 김해시 대청천 계곡의 장유예술촌이 오랫만에 인파로 북적였다. 버스킹 공연부터 어린이 미술체험 교육까지 다양하게 열려 성황을 이뤘다.

장유지역 5개 미술학원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2022 아트앤하트 행복나누기 전시회를 열고 있다.

4살부터 초등생으로 이뤄진 380여 명의 원생들이 ‘마주하는 초록별’이라는 주제로 출품한 작품을 전시해 각광을 받았다. 예술촌 야외공연장에서 란갤러리 내부까지 이어지는 작품들은 형형색색으로 거대한 띠를 이루며 ‘지구를 병들게 하지 말자’며 외치는 듯 했다.

북근존에는 곰들이 얼음이 녹아 울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고, 정글존에는 밀림에서 행복하게 사는 동물의 모습을, 도시존에서는 화려하지만 살이 찐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울한 현대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렸다. 작품들은 거대한 숲의 장벽처럼 일렬로 세워져 입체감이 살아있다. 출품작들은 살아 숨쉬는 ‘유기체’요 예술품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19일 오후 장유예술촌에서 지구환경 보전을 주제로한 2022 아트앤하트 행사에 시민과 어린이들이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박동필 기자

작품은 라면박스 등 종이상자를 재활용한 것으로,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이 전시회는 코로나 이후 중단됐다가 이번에 열리게 됐다.

아동은 부모와 함께 체험비 1만 원을 내면 액자만들기 등 미술작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어린이나 시민이 작은 비용으로 ‘지구를 지켜는 일’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이다.

학원들은 체험비를 모아 어린이단체나 굿네이버스에 기부키로 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아트앤하트 김미옥(팔판교육원 김해시자) 원장은 “예상외로 많은 어린이와 학부모 체험단이 찾아와 놀랐다. 내일까지 1000여 명을 느끈히 채울 것으로 보인다”며 활짝 웃었다.

바로 옆 목공방인 ‘위미(대표 김학열)’앞에서는 버스킹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색소폰 연주자가 부는 감미로운 음률이 낙엽이 뚝뚝 떨어지는 대청천 계곡을 붉은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위미는 나무를 이용해 생활가구나 공예품을 만드는 체험장으로, 일반인이 직접 가구용품을 제작하는 것을 뜻하는 ‘DIY’바람이 불면서 체험객이 늘고 있다.

19일 오후 장유예술촌 내 목공방안 ‘위미’ 앞에서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색소폰 연주자가 감미로운 연주를 하고 있다. 박동필 기자

사람이 몰리면서 카페이자 예술인 사랑방인 문화실험실에도 손님들이 북적였다. 문화기획자인 이서현 씨는 팔을 걷어부친 채 직접 매대를 차리고 어묵 등 분식을 판매하기도 했다.

위미와 문화실험실은 주점허가를 득해 일반인과 예술인이 막걸리를 마시는 사랑방 역할을 한다.

19일 오후 도자기예술창고 최명원소장이 그동안 학생들이 체험활동으로 만든 고양이 형상의 도예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박동필 기자

도예체험시설인 도자기예술창고(소장 최명원)에서는 직접 원생들이 만든 도예품을 전시하는 플리마켓이 열렸다. 예술창고에서는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대청초등교 1학년 170명이 체험수업을 하기도 했다. 접시만들기 체험을 하며 도예의 세계에 빠져들기도 했다. 장유예술촌이 알려지면서 생명과학고,장유중학교 등 각급학교에서 체험 수업을 해달라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도자기창고 최 소장은 “최근 전염병 사태가 진정되면서 체험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체험은 학교 출강 또는 학생이 예술창고를 방문하며 이뤄진다. 프로그램이 흥미롭고 알차다는 평가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도자기예술창고는 장유지역의 도예 애호가들이 즐겨찾는 명품 교육장이며 소정의 기간을 수료한 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도자공예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합격률이 98%에 이른다고 최 원장이 귀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