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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2호 연장 공청회 파행에도 강행, 한수원 ‘원안법 규정 악용’ 꼼수 의혹

‘공청회 2차례 무산, 정상진행 간주’ 울산 이어 부산서도 대안 없이 열어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2-11-27 19:04:31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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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지역 묶어 개최 횟수 대폭 축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고리2호기 수명 연장을 위해 지난 25일 개최한 부산 첫 주민공청회가 파행을 맞았다. 주민 반발로 파행이 예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도 한수원이 별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을 두고 ‘공청회 2차례 무산시 정상 진행으로 간주’하는 원자력안전법(원안법) 규정을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지난 25일 열린 고리2호기 계속연장 주민공청회에서 환경단체가 공청회 개최에 반대하고 있다. 신심범 기자
이날 한수원은 부산상공회의소에서 ‘고리2호기 계속운전 관련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주민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는 부산 5개 지역(동래·연제·부산진·동·북구)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 지역은 고리2호기 반경 30㎞ 이내 구·군으로, 부산에선 모두 10곳이다.

공청회는 시작 전부터 파행 조짐을 보였다. 부산·울산 지역 환경단체는 낮 12시15분부터 단상을 점거해 공청회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한수원이 임의로 부산 공청회 대상 지역을 묶어 개최 횟수를 줄였고, 주민 추천 전문가가 의견을 펼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는 등 공청회를 편의적으로 운영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또 한수원이 공청회에 앞서 2차례 공람하게 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1차 공람서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기준으로 작성됐지만 재공람된 평가서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 심사 기준서를 따랐다. 변경된 평가서에는 원전 중대사고 7개 시나리오 선정 경위를 보충·설명하고 있는데, 정작 방사선이 외부로 누출되는 사고(우회사고)에 대한 분석은 없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해 피켓 등으로 연장 반대 의사를 보였다. 일부 찬성 의사를 보인 주민 측과 한동안 실랑이가 벌어지다 이날 오후 3시10분 공청회는 완전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한수원이 제도를 앞세워 수명 연장을 강행하려 한다는 의혹도 나온다. 앞서 지난 23일 열린 울산시 울주군 공청회도 거센 주민 반발로 취소됐다. 향후 열릴 공청회도 파행이 유력하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고리2호기 평가서를 공람한 주민은 대상자의 0.02%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공청회를 강행하는 건 원안법 규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질타했다. 원안법상 공청회는 2차례 무산시 정상 진행된 것으로 간주된다.

결국 한수원이 ‘내실 있는 주민 의견 수렴’보다는 정부 의중에 더 촉각을 세우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월 ‘에너지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 비중을 확대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는 등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표했다. 이에 대해 고리본부 측은 “공청회 규정을 활용할 생각은 없다. 주민과 계속해서 소통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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