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물연대 부산본부 소속 공성일 차주
- “컨 승하차 기다리며 도로서 2박 보내”
- 안전운임 도입 전 과로·졸음운전 빈번
- 이동준 차주 “폐지땐 노동환경 뒷걸음”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촉구하는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응해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가운데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지키기 위한 마지노선”이라며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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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 김해지부 소속 공성일 화물차주.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
29일 부산신항 화물연대 총파업 집회 현장. 파업을 시작한 지난 24일부터 현장을 지키고 있는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 김해지부 소속 화물차주 공성일(48) 씨를 만났다. 22년째 컨테이너 화물차를 몰고 있는 그는 “차에서 쪽잠 자고 휴게소에서 끼니를 때워가며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은 3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요일 오후 4시 자택이 있는 김해에서 출발해 공영차고지에 들러 화물차를 몰고 부산항 신항으로 가는 것이 일주일의 시작이다. 컨테이너를 싣고 부산항 신항을 빠져나오는 오후 8시께부터 왕복 800~850㎞에 이르는 운전이 시작된다. 두 번 정도 휴게소에 들린 뒤 목적지인 경기도 용인 물류창고에 도착하면 새벽. ‘작업 대기’라고 불리는 이 시간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물류 센터 운영시간인 오전 8시까지 기다린 뒤 화물차에서 물건을 하차할 때까지 또 기다린다. 공 씨는 “하차 작업은 컨테이너 1대당 2, 3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다시 용인에서 출발해 컨테이너 반납을 위해 부산항 신항에 도착하면 자정이 다 된다. 하지만 컨테이너 반납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이기 때문에 터미널이 문을 열 때까지 또 화물차에서 대기한다. 일요일 오후 4시 시작한 업무가 이틀 뒤인 화요일 오전 9시에 끝나는 것이다.
오랜 시간 노동보다 괴로운 것은 돌아오는 보상이다. 화물차주 이동준(47) 씨는 800㎞를 1회 왕복하면 80만~90만 원의 운송료를 받는다. 한 달에 12회 운송하면 1100만 원의 운임을 받지만 절반이 유류비로 나간다. 이 씨는 “1회 왕복에 250ℓ가 드는데 요즘 경유가 ℓ당 1900원 선이다. 한 번에 40만~50만 원이 나간다”고 말했다. 더 무서운 것은 할부 비용. 2억5000만~3억 원에 이르는 화물차 값을 수년에 걸쳐 나눠서 내다 보면 달에 300만 원 정도가 나간다. 하루에 5시간 자고 일해 유류비와 고속도로 통행료, 보험료, 할부금 등을 내면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300만 원 남짓이다.
두 사람은 “그나마 지금은 안전운임제로 인해 근무 환경 등이 예전보다는 낫다”며 “안전운임제가 사라지면 노동 환경이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 씨는 “안전운임제 적용 전 회당 운송료가 50만 원 수준이어서 차주들이 쉬지도 않고 일해 과로사하거나 졸음운전 사고가 비일비재했다”며 “일반 노동자가 최저임금을 보장 받듯 화물차도 최저운임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도입된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가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할 필요가 없도록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는 제도다. 지난 6월 총파업 때부터 화물연대는 연말까지 기한인 일몰제 폐지와 적용 대상 품목 확대를 요구했다. 현재 7개(시멘트 컨테이너 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중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은 컨테이너 시멘트뿐이다. 전국 45만 대 화물차 중 2만3000여 대만 적용된다.
노조는 “정부가 6월 파업 철회 당시 요구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진전이 없었다”며 반발한다. 특히 당정이 안전운임제 법안 제정 대신 일몰제 3년 유예, 화물차주 처벌조항 삭제 카드를 들고나온 데 강력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