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대재해 예방 기조를 완전히 바꿨다. 그동안 중대재해처벌법을 통해 사고 사업장 대표에게 실형을 살게 하는 등 처벌을 강조했다면, 기업이 스스로 규율을 정해 예방하도록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시행 1년도 안 된 중대재해법이 효과를 보기도 전에 무력화하는 게 아니냐는 반발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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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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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는 사후 규제·처벌 중심에서 사전 예방 위주 형태로 전환하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종합적인 계획)을 30일 발표했다. 이번에 마련된 로드맵은 ▷위험성 평가를 핵심 수단으로 사전 예방체계 확립 ▷중소기업 등 중대재해 취약 분야 집중 지원·관리 ▷참여와 협력을 통해 안전의식과 문화 확산 ▷산업안전 거버넌스 재정비 등 4대 전략과 14개 핵심과제로 이뤄졌다. 이를 통해 지난해 OECD 38개국 중 34위(0.43)에 그친 사망사고 만인율을 2026년까지 OECD 평균(0.29)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한국보다 수치가 높은 나라는 콜롬비아·코스타리카·멕시코·터키뿐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습·반복 사망사고 등에 대한 형사 처벌 요건을 명확히 하고, 자율예방 체계에 맞춰 손질하는 쪽으로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대재해 발생 시 위험성 평가 수행 등 기업의 예방 노력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고려된다. 문재인 정부는 중대재해를 줄이고자 2020년 1월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 개정하고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 사고 사업장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상공회의소 이영활 상근부회장은 “정부가 중대재해와 관련해 처벌보다는 예방에 주안점을 둔 자기 규율 방식으로 전환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을 개정하려면 국회 논의 과정이 필요한데 올해 1월 시행된 법이 아직 안착하기도 전에 개정을 추진해 논란이 예상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정홍형 지부장은 “중대재해 예방에 헛다리를 짚는 로드맵이다. 자기규율 예방 체계는 사실상 처벌법을 완화하고 사용자의 책임을 덜어주겠다는 의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