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 공공기관 통폐합 절차가 개시되면서 대상이 된 기관들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통폐합에 따른 기관장 변화도 불가피해 ‘자리’를 놓고 물밑에서 경쟁이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4일 시에 따르면 지난 1일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일부 의원 발의로 ‘부산시 공공기관 통·폐합 및 기능 조정을 위한 일괄 개정’ 조례안이 입법예고되면서 공공기관 통폐합 절차가 시작됐다. 시의희는 오는 8일까지 해당 조례안을 입법예고한 뒤 9일 상임위 심의를 거쳐 13일 본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의된 조례안은 시가 지난 8월 발표한 공공기관 통폐합을 위해 각 기관의 설립 근거와 업무를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는 지난 8월 시 산하 공공기관 25개를 20개로 통폐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의회의 조례안이 공개되면서 통폐합 대상이 된 기관은 술렁이고 있다. 시와 시의회가 시민 공청회와 각 기관 노조 등의 의견을 수렴해 조례안을 마련했다고 하나 여전히 갈등 요소가 잠재해있기 때문이다. 기관 통합이 결정된 부산여성가족개발원과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은 각각의 고유 정체성을 살려달라는 요청에 따라 명칭을 ‘여성가족과 평생교육원’으로 정했는데, 어느 영역이 더 우선순위인지를 놓고 양쪽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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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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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거복지 기능 일원화를 위해 부산도시공사로 이관하기로 한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는 도시공사 노조가 조직 운영 부담을 우려해 반발하자 시 산하 공공기관 등에 업무를 위탁 운영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하지만 사실상 조직을 통합해야 하는 도시공사는 부담이 여전하고,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조직 규모와 역할 축소에 불안감이 크다.
이 외에도 연구 기능 일부를 부산연구원으로 이관해야 하는 부산복지개발원과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역시 섬유·패션 연구개발 지원 기능을 부산테크노파크로 넘기는 부산디자인진흥원은 업무 축소에 따른 인력 배치 등으로 내부적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공공기관 통폐합에 따른 기관장 자리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부산시설공단과 통합하는 스포원의 조용래 이사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하면서 통폐합 대상이 된 기관장의 인적 변화가 시작됐다. 현재 시의 계획으로는 통합되는 곳의 기관장 자리는 없어지고, 조직을 합치는 곳의 기관장은 어떻게 할지 방침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공공기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합쳐지는 곳에 새로운 기관장으로 누가 올지에 대해 소문이 무성하다. 또 기능이 대폭 축소된 곳은 기관장과 직원의 사기가 크게 떨어지는 등 위축된 분위기도 역력하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시의 기본계획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업무를 어디까지 통폐합할지를 놓고 직원들이 불안감을 호소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 관계자는 “내년 6월 공공기관 통폐합 완료를 목표로 시간을 두고 기관들과 협의해 세부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