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인권침해 부랑아 시설 영화숙 ‘최후의 아동’ 명단 찾았다

시설 폐쇄 직전의 공문 확인…급식 현황표에 19명 기재돼

  • 신심범 mets@kookje.co.kr, 정지윤 기자
  •  |   입력 : 2022-12-04 19:15:17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한 명당 하루 보리밥 423g’
- 피해자들 증언과 일치 눈길
- 진상규명 가능성 불씨 살려

형제복지원에 앞서 집단적 인권유린이 자행된 부산의 부랑아 시설 ‘영화숙’의  마지막 입소 아동 명단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50년 이상 세월이 흘러 진상규명에 필요한 공식 문서 확보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를 종식하는 근거다. 

국제신문이 입수한 1976년 부산지역 유일의 부랑아 시설이자 강제노역 등이 펼쳐진 영화숙 ‘잔류 아동 명단’에 당시 갇혀있던 피해자 19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신심범 기자
4일 국제신문이 국가기록원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한 1976년 영화숙 ‘잔류 아동 명단’에는 강제수용된 피해자 19명의 이름·성별이 기재됐다. 남성 16명 여성 3명으로, 생년월일과 비고란은 비워졌다. 1976년은 보건사회부가 재단법인 영화숙의 법인 허가를 취소한 해다. 인권침해 사실이 확인돼 당국과 갈등을 빚은 영화숙은 ‘수용 아동이 남았다’는 이유로 한동안 운영을 지속했다. 명단 속 피해자들은 영화숙 최후의 수용인으로 추정된다.

피해자 명단은 그해 8월 재단법인 영화숙이 사하출장소장에게 보낸 급식 현황표에 첨부됐다. 법인 허가 취소로 아동복리시설을 운영할 수 없게 된 영화숙은 지자체로부터 지원받은 양곡을 반납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영화숙은 비축 양곡을 아동 급식에 충당했다며 입소자와 양곡의 현황을 정리해 보고했다. 이미 상당량을 급식에 쓴 터라 돌려줄 양곡이 없다는 취지다.

이들이 작성한 표에 따르면 그해 5월 기준 영화숙은 백미 68만2938g 정맥(보리) 12만1022g, 총 80만3960g을 보관 중이었다. 영화숙은 백미와 정맥을 섞어 한 명당 423g씩 총 8037g을 19명의 하루 식량으로 소비했다고 기록했다. 하루 두 끼 수준의 식사량인데, 피해자들은 보리밥 덩어리를 하루 2번 먹는 게 끼니의 전부였다고 일관되게 증언해왔다.

영화숙에서의 반인권적 행태는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인 1962년~1976년 사이에 일어났다. 피해 생존자의 직접 증언은 일부나마 확보됐지만, 시일이 너무 지났기 때문에 당시를 입증할 문헌 자료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이번 입수 문건은 영화숙 피해를 증명할 자료가 부산시와 기초지자체의 캐비닛에 잠들어 있을 것이란 사실을 방증한다. 피해자 명단은 부산직할시(현 부산광역시) 사하구 총무국 총무과가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한 자료에서 발견됐다. 사하구는 행정구역상 1975년부터 1982년까지 부산시의 직할 출장소였다.

영화숙이 운영한 부랑인 시설 ‘재생원’ 피해자 손석주 씨는 “영화숙·재생원의 소재지였던 장림동은 과거엔 부산 서구, 현재는 사하구의 행정구역이다. 부산시의 기록뿐 아니라 이들 지자체에 보관된 기록물 중에 영화숙과 재생원의 피해 실태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생존자 대부분이 고령인 점을 생각하면 시간이 촉박하다. 서둘러 자료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내달까지 4959세대 분양…하반기 시장 가늠자
  2. 2“다정한 변태라니…복잡한 캐릭터 연기 힘들었죠”
  3. 3실·국 숫자 제한 풀리자…고위직 늘리는 부산 기초단체들
  4. 4옛 미군시설에 부산 독립기념관 추진…적정성 찬반논쟁
  5. 5[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민희진 사태·김호중 음주 뺑소니…가요계 잇단 악재로 침울
  6. 6부산테크노파크 김형균 원장 연임 유력…‘2+1 임기제’ 이후 최초 사례 될까 촉각
  7. 7감자 사은행사에 장사진…부산새벽시장 부활 안간힘
  8. 8[근교산&그너머] <1382> 전북 순창 예향천리마실길 2·3코스
  9. 9부산 대연터널에 등장한 괴문자 '꾀끼깡꼴끈'…읽다가 사고날라
  10. 10부산항 진해신항 첫 컨 부두 공사 발주…스마트 물류거점 조성 본격화
  1. 1조국혁신당 조직 재정비…‘당원 늘리기’ 초점
  2. 2[속보]한중일 정상회의 4년5개월 만에 26일 서울에서 개최
  3. 322대 국회,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국조할까
  4. 4尹,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정국 급랭
  5. 5親文, '노무현 추도식' 앞두고 회고록 논란에 뒤숭숭
  6. 6與 중진 긴급소집 “특검법 부결이 당론” 본회의 총동원령
  7. 7총선 당선인 1인당 평균재산 33억여 원
  8. 8조국, 전두환 아호 딴 경남 합천 일해공원 관련 “이름 복원에 정부, 국힘 앞장서야”
  9. 9채상병 특검법 28일 재표결…與는 내부단속, 野는 틈새공략
  10. 10여야 22대 원 구성 이견 팽팽…이번에도 ‘늑장 개원’ 우려
  1. 1부산 내달까지 4959세대 분양…하반기 시장 가늠자
  2. 2부산테크노파크 김형균 원장 연임 유력…‘2+1 임기제’ 이후 최초 사례 될까 촉각
  3. 3감자 사은행사에 장사진…부산새벽시장 부활 안간힘
  4. 4부산항 진해신항 첫 컨 부두 공사 발주…스마트 물류거점 조성 본격화
  5. 5차등요금 늦춰졌지만 쐐기…내년 전력도매가 적용 첫 관문
  6. 6야마구치銀 부산서 철수…국제금융중심지 이름 무색
  7. 7지역생산 전력, 한전 안거치고 지역 판매…‘분산에너지 특화단지’ 내년 상반기 선정
  8. 8목돈 마련 청년도약계좌 123만 명 가입
  9. 9한 달여 만에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221명 늘어
  10. 10채소가격 내리니 공산품 들썩…생산자물가 5개월 연속 뜀박질
  1. 1실·국 숫자 제한 풀리자…고위직 늘리는 부산 기초단체들
  2. 2옛 미군시설에 부산 독립기념관 추진…적정성 찬반논쟁
  3. 3부산 대연터널에 등장한 괴문자 '꾀끼깡꼴끈'…읽다가 사고날라
  4. 4해운대해수욕장서 발견된 여성 사망
  5. 5학교급식 조리원 1명이 116인분 담당…노조 “공공기관의 2배”
  6. 623일 더 덥다, 부울경 최고기온 33도 예상…바다도 뜨거워져
  7. 7울산 '김호중길' 추진 백지화…음주 뺑소니사건 여파
  8. 8환경전담부 폐지 등 전문성 훼손 통폐합, 줄서기 심화 우려도
  9. 9음주 뺑소니 혐의 김호중 구속영장…공연은 강행 방침
  10. 10부경동물원, 사자와 호랑이 1마리씩 강릉으로…사태 일단락 될까?
  1. 1목포 소년체전 25일 팡파르…부산 금 20개 안팎 목표
  2. 2빅리그 복귀전서 역전 물꼬 튼 배지환
  3. 32연승 부산고 16강 안착…2연패 시동
  4. 4황인범 세르비아컵 우승 어시스트
  5. 5축구대표팀 새 마스코트 백호&프렌즈
  6. 6체격·실력 겸비한 차세대 국대…세계를 찌르겠다는 검객
  7. 7황보르기니가 잘 뛰어야 거인 성적 ‘쑥쑥’
  8. 8롯데 장두성, 종아리 부상으로 1군 말소…"선수 보호차원"
  9. 9김하성 3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
  10. 10허미미, 한국유도 6년 만에 금 메쳤다
우리은행
우리의 노후 안녕할까요…누구나 올드 푸어
임대료·빚에 허덕여…‘환갑의 사장님’들 노후자금 깬다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좌측 편마비 고통…재활·작업치료비 절실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