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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 북대 . Nikon D4s, Nikkor Lense 24-120 F4. 1SO 400, 1/1000초, F/13, 66mm 상당 |
북쪽에 있다고 다 북대가 아닌 게야
거기 부처님이 계시냐 안 계시냐지
계시면 거기는 북쪽도 남쪽도 아니야
그렇다고 중심도 아녀
보름을 안 자고 버텼는데
하루 달랑 남기고 잠에 빠져
삼일 밤낮을 죽은 듯이 자더라네
그렇게 두 번을 실패했지
흔히 마시는 절집 차가 아닌
심심산중의 서양 차가 어떠냐며
마치 귀한 녹차 우리듯
내놓은 맑고 순한 커피
다 마시기도 전에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자리를 뜬 스님
이제나저제나 오시려나
말 상대가 사라지고
카메라만 만지작거리다
화들짝
자리를 털고 일어선 북대
검던 하늘에
구멍이 났는지
세상은 흰 것과 검은 것으로
가득 눈부시네
저기 저 스님
비질을 멈추어주오
놓아두면 저절로 생길 길
나머지는 알아서 하늘이 치울 일인즉
무엇이 그리 애닳아
서둘러 비질을 하오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를 뿐이거늘
사람들이 스스로 일을 만들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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