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가 있는 4세 딸이 ‘칭얼대며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해 사망하게 한 비정한 친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4세 딸의 몸무게는 일반적 유아의 돌 무렵 몸무게와 비슷한 9~10㎏에 불과해 심각한 영양 결핍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14일 자택에서 어린 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친모 A 씨(26)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14일 새벽 4시께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이후 잠을 자던 중 새벽 6시께 자신을 깨우는 딸 B 양(4)의 얼굴과 온몸을 구타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양은 저시력 장애도 지닌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범행 이후 딸의 상태가 나빠지자 약 13시간이 지난 같은 날 오후 7시35분께 B 양을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의료진은 B 양의 영양결핍이 심각해 보이고, 얼굴과 가슴 부위에 상처와 멍 자국을 발견해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계획이며,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본지 취재결과 A 씨는 본래 경북에 거주했으나 2년 전 딸을 데리고 금정구에 사는 지인의 집에 들어가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에 전입신고를 하지는 않았고, B 양은 다른 지역의 보육시설에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금정구는 B 양과 관련한 아동학대 신고 접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금정구도 자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숨진 당시 B양의 몸무게는 10~12개월 아이와 비슷한 9~10㎏에 불과했다. 만 4세(53개월) 또래 아이 체중이 16㎏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영양결핍이 심각한 상태다. 신체학대 외에도 다른 유형의 학대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금정구 관계자는 “아동 학대가 발생하면 지자체 조사는 아동의 주소지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발생지와 주소지 거리가 멀면 발생지 쪽으로 조사협조 요청 공문이 발송된다. 현재 아동 주소지 지자체와 연락이 됐으며, 우리가 조사해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며 “가해자는 경찰 조사 중이라 우선 주변부터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경기도 포천에서 15개월 딸의 시신을 3년 동안 김치통에 보관해 오던 친모가 붙잡히는 등 아동학대 사건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 접수는 3035건에 이르고, 이 가운데 학대로 최종 판단된 사건만 2022건이다. 2020년 기준 시 아동보호종합센터가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아동학대의심사례로 접수된 2122건 가운데 응급사례만 34건에 달한다.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건은 총 1562건이며, 이 가운데 부모에 의한 학대가 무려 81%인 1266건을 차지했다. 학대 발생장소는 ‘가정 내’가 1271건으로 전체의 81.4%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