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흘째 흰거품 떠다녀 주민 불안
- 정관읍에 폐수발생 시설 99곳
- 비 내리면 생활오수도 대거 늘어
- 분지 지형 탓 완전해결도 어려워
부산 기장군 정관읍의 생태하천 ‘좌광천’에 유입된 화학 물질(국제신문 지난 17일 자 8면 보도)이 사흘째 흰 거품을 발생시키며 하천을 떠다녀 지역주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생태하천에 이어 국가정원 지정까지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오수 유입 이전에도 여러 차례 오염물이 강에 흘러들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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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장 좌광천에 흘러 들어온 오염 물질이 유입 사흘째인 18일 눈처럼 쌓여 있다. 독자 제공 |
18일 취재진이 찾은 좌광천에는 이틀 전부터 흘러 들어온 폐수 물질이 하천을 떠다녔다. 처음 거품이 발견된 사흘 전만 해도 흰 거품을 띄고 있었는데, 점차 굳어지면서 눈처럼 쌓이게 됐다. 기장군은 기간제 노동자 등을 투입해 이 오염 물질을 치우고 물고기 사체를 건지는 작업에 나섰지만, 완전히 제거는 못했다. 흰 거품은 인근 비료업체가 공장 앞 우수관(빗물 배수구)에 화학물이 들어간 폐수를 방류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구 조사 결과 확인됐다.
사흘째 오염물이 떠다니면서 주민의 우려도 커졌다. 2016년 생태하천으로 조성된 좌광천은 산책길로 사랑을 받아왔다. 지역 행사의 거점으로 매년 생태하천 문화축제가 열리는 공적 공간이기도 하다. 지난해엔 국가정원 지정 계획이 주민단체에 의해 의결되는 등 지역민의 자부심도 큰 강이다. 정관신도시 주민 김모(40) 씨는 “많은 이가 찾는 공간에 연일 오염물질이 떠다니니 혹시라도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좌광천은 여러 차례 오수 유입의 피해를 봤다. 지난해 8월에도 흙탕물과 유사한 폐수가 흘러 민원 신고가 빗발쳤다. 비 오는 날에는 시커먼 물이 방류돼 상류에서부터 밀려들어오는 일도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기장군 내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 339곳 중 157곳(46.3%)이 정관읍에 있다. 정관읍 내 배출 업체 중 99곳(63.1%)은 수질오염물질 제거 시설을 갖춰야 하는 폐수 발생 시설이다.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 오수도 일부 유입된다. 지역 전문가에 따르면 좌광천은 남북 산 사이에 꾹 눌린 듯한 지형이라 비가 내리면 산에서 흘러 들어오는 오염물질이 대거 늘어나는 구조다. 게다가 인근 자연마을 중 정화조를 사용하는 곳이 있어 비 오는 날 오수 차집 시설의 용량을 넘어서면 오수가 하천으로 흘러 넘치는 문제가 여전하다. 생활오수 차단을 위해 기장군은 2021년 11월 170억 원을 들여 자연마을에 분류식 오수관거를 설치했다. 애초 610곳을 설치하려던 계획은 지형상 문제 등을 이유로 450곳을 만드는 것으로 수정됐다. 정관읍 일대의 17%(3300곳 중 560곳)는 여전히 정화조가 필요한 합류식 오수관거를 쓴다.
이런 상황에서 수질 개선은 좀체 이뤄지지 않아 오수관거 사업이 끝난 지난해 9월 좌광천 수질 조사 결과 총대장균군은 1만6000(수질 기준 5000, 이하/100㎖)을 기록했다.
하수도정비기본계획상 2035년까지 모두 분류식으로 교체될 예정이지만, 이 역시 지형 등을 이유로 100% 추진을 장담하긴 어렵다.
기장군 관계자는 “정관은 신도시로서 여전히 여러 인프라가 신규로 설치되는 실정이라 문제 해결에는 다소 시일이 걸리는 게 사실이다. 주민 불편이 없도록 관련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