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수 방지 위해 1m 이상 권고
- 205곳 가운데 198곳 충족 못해
- 부적절한 위치에 보관한 사례도
침수 위험 지구로 지정된 부산 도시철도 역사 출입구 대부분이 차수판 설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갈수록 심해지는 집중호우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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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부산도시철도 1호선 교대역 6번 출구 왼쪽 벽면에 부착된 차수판. 집중호우 때 입구에 부착해 역사 안으로의 빗물 유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1일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도시철도 역사·지하보도 관리실태 안전 감찰’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찰은 도시철도 역사·지하도상가·지하보도 등에 있는 위험 요인을 파악해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했다. 감찰 결과 도시철도 역사 차수 시설 설치·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나 시정·통보 조치가 내려졌다. 도시철도 출입구(전체 761개소)는 침수 위험에 따라 3개 등급으로 나뉜다. A급(205개소)은 침수위험지구·침수이력도로·침수 우려 위치 출입구다. B급(448개소)은 침수이력도로 200m 이내 인접·인도와 계단참과의 높이차가 30cm 이하인 곳, C급(108개소)은 높이차가 30cm 이상으로 침수 우려가 없는 고지대 출입구다.
A급 출입구에는 차수판 홈통 등 관련 시설을 설치하고 차수판을 인근에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차수판 대부분 높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도시철도 정거장 설계 지침’ 등에 따르면 침수위험 출입구의 차수판 높이는 계단 높이(최소 33㎝)를 포함해 보도면에서 1m 이상이 되도록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205곳 중 96%(198곳)가 이를 충족하지 못했고, 80㎝ 미만인 곳도 71%(146곳)에 달했다. B급 출입구 차수판 설치 실태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차수판을 출입구 옆에 비치해 놓는 A급과 달리 B급은 지하역사 내 별도 보관하도록 해 침수 등 긴급 상황 차단 시설로서의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교통공사는 ‘차수판 높이는 계단 포함 보도에서 1m’라는 기준이 과도해 현실적으로 충족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다수 차수판 높이는 계단 높이를 제외한 자체 높이가 40㎝ 정도로 차수판이 설치돼도 시민이 넘나들 수 있는 수준이지만 이상이면 출입에 지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집중호우 수위가 예년을 뛰어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기준 미달 역사 대부분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인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준미달 역사 24곳(출입구 198곳)을 살펴보면 ▷1호선 16곳(부산역 하단역 등) ▷2·3호선 각 3곳(덕천역 수영역 등) ▷4호선 2곳(동래역 등)이다. 감사위원회 역시 “서울 지하철역 침수 사고 등 기상 이변으로 인한 집중호우가 최근 빈번히 일어나 예상 침수높이를 감안해 긴급차단시설을 설치하고 상황 발생 시 신속 설치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보도가 아닌 차도 기준으로 하면 차수판 높이가 1m에 달한다. 이를 넘을 가능성은 드물어 현재 수준으로도 대비 가능하다. 2020년 부산역 침수 등 역시 환기구 문제였다”며 “다만 우려가 제기된 만큼 살펴보고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감찰에서는 차수시설 관련 시정·통보 조치 외에도 ▷환기구 보강조치 미흡(시정) ▷지하역사 승강장 제연경계벽 관리실태(통보) ▷전기설비 안전관리 소홀(주의) 등 21개 위법·부당사항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