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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드는 관광·문화…주민도 만족할 ‘핫플 섬’ 만들자

영도…먼저 온 부산의 미래 <10> 소프트파워의 힘과 가능성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3-02-05 19:23:56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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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깡깡이 예술마을 조성사업 기점
- 근·현대유산 콘텐츠로 전국 명성

- 공장 개조한 신기카페 시작으로
- 초대형카페 피아크 등 속속 등장
- 인근 아르떼뮤지엄도 개관 예정

- 해안지대 관광, 섬 안쪽은 주거
- 권역 틀 깨고 창의적 접근 필요

이 기획시리즈는 ‘동심원’을 지향한다. 영도를 들여다보니 그 속에 부산의 가까운 미래 모습이 이미 있고, 부산의 대처 방안과 방향도 그려볼 수 있더라. 이 한 문장에서 비롯됐다는 뜻이다. 영도는 작은 동그라미고, 부산은 이 작은 원을 둘러싼 더 큰 동그라미다. 동심원이다.
부산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에서 바라본 남항 풍경. 바다를 향해 툭 터진 장쾌한 조망은 관광객에게 만족감을 선사한다. 동시에 이곳은 영도 주민의 삶터이기도 하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관광과 문화의 틀로 영도를 한번 살펴보자. 관광·문화는 영도를 더 좋은 미래로 안내할 엔진과 두뇌가 될 수 있을까. “기점은 깡깡이예술마을 조성사업으로 잡아야 할 것 같아요.” 고윤정 영도문화도시센터장은 관광 관점에서 최근 몇 년 사이 펼쳐진 영도의 변화를 사례 중심으로 짚어주었다. 깡깡이예술마을 조성사업은 2016~2018년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대표 이승욱)이 진행한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다.

■ 변화의 바람

봉래동 물양장에서 만난 영도만의 풍경이다. 오토바이 바퀴보다 큰 쇠사슬과 새 단장한 창고 건물이 눈길을 끈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영도구 대평동에서 이뤄진 이 사업은 지역 수리 조선소를 중심으로 영도가 간직한 근·현대 산업유산을 활용해 여행·관광 콘텐츠를 적잖게 산출하며 전국 차원의 관심과 명성을 영도에 안겼다. ‘할 수 있겠다’ ‘가능성을 봤다’는 인식 변화도 따라왔다. 그다음 타순은 2016년 문을 연 신기카페(신기산업카페)가 맡아줬다. 청학동 높은 곳에 자리한 신기카페는 섬인 영도만의 ‘오션뷰’를 여행·관광 자원으로 발굴하고 카페 문화와 크리에이티브 산업을 합쳐 영도의 판도를 바꾸는 신호탄을 쐈다.

1987년 방울 공장으로 시작한 신기산업의 새 사옥에 자리한 신기카페가 높고 좁은 길을 따라 오래 올라가야 하는 입지의 불리함을 영도만의 탁월한 오션뷰라는 콘텐츠로 지워버리자 이번에는 영도 입구 봉래동 물양장 일대가 게임체인저로 나섰다. 봉래동 물양장은 ‘영도만의’ ‘항구도시 부산만의’ 풍경을 자산으로 간직한 곳이다. 물류창고를 카페로 바꾼 핫플레이스인 무명일기, 지역에서 극강 존재감을 자랑하는 모모스커피 영도점, 호텔 여러 곳,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 등이 들어섰고 기존 삼진이음과 아레아식스(AREA 6) 등 뭐가 많다.

영도구는 이 일대 600m 구간에 ‘봉래동 일원 카페테마거리 조성 공사’를 오는 23일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2021년 11월 시작한 영도 커피페스티벌 같은 독특한 축제가 이 거리에 안정되게 깃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바람은 동삼동으로 옮아갔다.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초대형 오션뷰 카페&베이커리 피아크는 동삼동 바닷가에 2021년 5월 문을 열자마자 단숨에 전국권 명소로 떠올랐다. 게다가 피아크는 주차장도 넓다. 피아크를 운영하는 제일그룹은 올해 하반기 국내 최대 규모 미디어 아트 전시관인 아르떼뮤지엄을 피아크 곁에 개관할 예정이다.

■ 매력의 바람

제주·강릉에서 이미 좋은 평가를 받은 아르떼뮤지엄이 문을 열면 피아크는 물론 인근 국립해양박물관과 함께 ‘동삼동 관광 권역’을 형성할 것이다. 국립해양박물관은 막강한 해양 문화 콘텐츠뿐만 아니라 드물게 아름다운 바다 풍광과 탁 트인 공간감을 지녔으나 그 매력이 속속들이 알려지지 못한 감이 있다. 동삼동에 속하는 부동의 관광 명소 태종대와 하리에 있는 동삼동패총전시관·동삼동패총 문화의거리는 태종대 권역으로 볼 수 있을 텐데, 태종대에는 짚와이어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며 자동차극장이 오는 3월 문을 연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이런 변화는 영도로 오는 방문자(외지인+외국인) 숫자를 끌어올렸다. 한국관광데이터랩(https://datalab.visitkorea.or.kr) 통계를 보면 2022년 부산시 방문자는 전년보다 11.6% 늘었다. 같은 기간 영도 방문자는 13.4% 증가했다. 영도 태종대 방문객은 2021년 91만7886명이었는데 2022년 104만6832명이었다. 영도문화원이 흰여울문화마을 영화기록관 방문 인원을 집계했더니 2021년 2만2249명, 2022년엔 3만2139명이었다.

고윤정 센터장은 “방문객 숫자 증가만큼 중요한 변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도 주민의 자긍심·자존감이 높아졌다. 영도 주민을 늘 두루 만나야 하는 저희는 그 사실을 피부로 확실히 느낀다.” ‘요새 영도가 뜨더라!’ ‘전국에 이름 날리는 핫플레이스가 영도에 또 생겼다며!’ ‘영도 좋아요!’ 주위에서 이런 말을 자주 하니, 그간 ‘낙후된 곳’ ‘외진 곳’이란 인식과 고정관념에 시달리던 많은 영도 주민의 ‘그런가보다’ 하는 고정관념을 덜어내고 표정이 밝아진다고 고 센터장은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다”고 했다.

■ 문화의 바람

랜드마크에 육박하는 큰 관광 시설도 중요하고, 문화와 결합한 작고 다채로운 여행 공간도 소중하다. 영도는 ‘어느 하나가 아니라 둘 다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데까지 온 듯하다. 그래서 지금부터 좋은 단계를 밟아가는 일이 더욱 긴요하다. 관광 명소로 외지 사람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갈등과 부작용을 일으키고 주민이 불편을 겪는 일도 생길 수 있음을 영도 주민은 다른 지역 사례를 통해 알기 때문이다. 그럼, 밝은 미래 좋은 변화를 위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관광 인파가 끝없이 밀려드는 흰여울문화마을 권역(영선동 신선동)을 비롯해 봉래동·남항동(대평·대교동) 권역, 청학동 권역, 봉래산 일원 등의 권역을 우선 생각해볼 수 있다. ‘해안 지대는 관광, 섬 안쪽은 주거’ 이렇게 분절되면 갈등은 불가피하다. 각 권역 안에서 소통과 자치, 창의적 접근이 이뤄지게 길을 잡고, 그런 각 권역이 서로 이어지도록 이끄는 일이 지자체나 공공 기관의 중요한 책무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주요 정책인 ‘15분 도시’의 핵심도 이것이다. 둘째, 문화의 결합이다. “영도는 관광버스가 우루루 들어와 수많은 관광객을 한꺼번에 풀어놓을 여건이 안 된다. 도로 사정 때문이다.” 고 센터장은 “그래서 관광보다는 ‘여행 스타일’의, 규모는 좀 작더라도 다채롭고 창의적이고 독특한 방식을 활성화하는 길이 더 알맞다”고 봤다. 봉래동·남항동 권역을 비롯해 청년층이나 창의적인 사람들이 와서 창업하고 장사하고 활동하고 정주할 여건도 뛰어나다. 이들이 체류형 관광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 등을 활성화해 주민의 만족도를 높이는 노력을 결합하면, 전에 없던 활력은 창조된다.

■ 그래서 동심원

이런 일을 잘 계획하고, ‘과정 중심’으로 이끌어가며, 민간의 창의력을 수용하는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자! 이제, 시점의 고도를 약간 높여 이런 분석과 제안을 부산에도 적용해보자. 문화·관광이 부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딱 이것이다. 영도와 부산은 동심원이다.

공동기획=국제신문, BNK부산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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