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01> 왜국과 일본 : Japanese desire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3-02-06 19:10:03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본의 7세기 이전 명칭인 왜! 난쟁이 왜(矮)로 들리기에 왜소(矮小)한 사람들 나라로 여겨진다. 하지만 倭라는 한자는 구불구불하다는 뜻이 있다. 왜인들은 구불구불하게 말한다. “○○는” 이렇게 말하지 않고 “○○와 같은 경우에는” 이런 식으로 우회적으로 말한다. 우리가 아직도 그렇게 일본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속마음을 드러내기보다 겉치레로 말한다. 본심에서 우러나오는 혼네(本音)보다 사회적 규범을 의식해서 하는 말인 다테마에(建前)를 중시한다. 그런 사람들이 사는 나라이기에 구불구불한 왜(倭)라는 국가명이 잘 어울렸다. 그런데 우리한테 왜는 부정적으로 들린다. 왜구(倭寇)는 왜나라 도적놈이며 왜놈들은 나쁜 일본인이다. 왜정시대는 일제시대의 비하된 이름이다.

왜국으로 불렸던 일본 역사는 특이하다. 기원전 660년 신화적 존재인 1대 진무천황부터 현재 126대 나루히토천황까지 2700여 년 역사에서 지배자의 성이 바뀌는 역성혁명이 없었다. 천황은 이름만 있고 성(姓)이 없으니 당연히 왕가나 황실의 성씨를 바꾸는 역성(易姓) 혁명이 없는 이유다. 인류역사상 최장황실인 이유다. 천황의 존재를 성씨로 직접 드러내기 꺼리는 왜 민족성 때문일까? 실권자들도 자기 성씨를 내세우지 않았다. 야마토(大和) 시대, 헤이안(平安) 시대, 가마쿠라(鎌倉) 막부시대, 무로마치(室町) 막부시대, 에도(江戶) 막부시대 등은 모두 지역명이다. 에도 막부만 초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내세워 도쿠가와 막부로도 불릴 뿐이다. 264년 동안 15대에 걸쳐 일본을 통치했던 도쿠가와 막부는 1867년 모든 권력을 122대 천황인 메이지천황에게 봉환하며 다음 해 1868년 메이지 유신이 단행되었다.

천황 아래서 권력을 거머쥔 엘리트들은 일본을 전면개조해 간다. 네덜란드어 서양책을 연구하는 난학(蘭學)에서 벗어나 영어 서양책 수천 권을 번역했다. 번역된 책들은 일반인들에게 팔리며 읽혔다. 민주주의 사회 야구 냉장고 연설 문화 문명 문학 권리 철학 예술 개인 자유 등의 용어는 그 당시 일본식 번역어였다. 그들의 국가개조 활동은 서양문물 수입에서 벗어난 철저한 서양화였다. 조선말 개화파의 동도서기(東道西器), 청나라말 개화파의 중체서용(中體西用) 차원이 아니었다. 탈아입구(脫亞入歐)!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으로 들어가고자 했다. 도발적 야망으로 일본은 겁 없이 컸다. 300여 년 전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욕망이 되살아났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이기며 대한제국을 합병했다. 이후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며 망동하더니 1945년 원자폭탄 두 방을 맞고서야 무조건 항복했다.

국가명이 거창해서 거창하게 일을 벌였을까? 왜국에서 변경된 일본이란 나라 이름은 거창하다. 태양(日)의 근본(本)이라니? 그들은 국가명에 딱 맞게 태양 하나가 있는 세상에서 가장 심플한 일장기(日章旗)를 만들었다. 군대에서는 태양이 이글거리는 욱일기(旭日旗)도 만들었다. 붉은 태양처럼 일본인의 욕망도 이글거렸다. 그들의 1868년 유신 시작은 창대했으나 1945년 패망 말로는 비참했다. 마르코 폴로 이후 유럽인들에게 지팡구(Zipangu)로 불렸던 재팬(Japan)! 재패니즈의 일그러진 욕망이 다시 이글거려 다시 불붙지 말아야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임홍란 신임 창녕경찰서장 취임…"먼저 행동하는 지휘관 될 것"
  4. 4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5. 5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6. 6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가덕도신공항 우선시공분 11월 초 착공 ‘흔들’
  7. 7[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8. 8[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9. 9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10. 10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1. 1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2. 2추미애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 발언에 국힘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3. 3[속보]김민석, 지역축제 중 무대인사 관련 사과…"불편 끼쳐 죄송”
  4. 4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5. 5李대통령 “‘국무회의 공개라 말 못한다’는 거짓말…이해 안 돼”
  6. 6주우크라 대사대리 “北 포로 송환, 비공개 오래 유지 공감대”
  7. 7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8. 8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9. 9[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10. 10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1. 1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2. 2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가덕도신공항 우선시공분 11월 초 착공 ‘흔들’
  3. 3IMF, 韓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40년 만에 처음
  4. 4[속보] ‘부캉이’ 오른쪽 지느러미 상처 관찰…출혈은 없어
  5. 5롯데 ‘러브 패밀리 페스티벌’ 부산서 첫 개최
  6. 6마카오 리조트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 영남권 공략 본격화
  7. 7효성중공업, 창원 초고압차단기 신공장 준공…AI 전방수요 폭증 영향
  8. 8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늘었는데, 트럼프 가만히 있을까?
  9. 9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10. 10"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임홍란 신임 창녕경찰서장 취임…"먼저 행동하는 지휘관 될 것"
  4. 4[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5. 5[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6. 6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7. 7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8. 8'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오세훈 2심 내주 선고
  9. 9아궁이 불 지핀 후 방치…김해 목조 단독주택서 불
  10. 10다방천 보행로부터 사송IC까지…주민 제안으로 숙원사업 물꼬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조 파트너’ 격상돼 로펌행…수사정보 유출 ‘카르텔’ 우려
부산에 살어리랏다…신(新)청산별곡
최상급 교육·첨단 일자리…부울경 선순환 구조로 정착 유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