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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의 빌라왕? 임대인 돌연 잠적…세입자들 발 동동

64채 ‘깡통 전세’ 오피스텔, 1억 원대 계약자만 40여 명…단체소송·수사의뢰 등 준비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23-02-08 20:10:11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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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전세 사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부산 서면의 한 오피스텔에서 수십 명과 전세 계약을 맺은 임대인이 돌연 잠적해 세입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임대인은 개인과 법인 명의로 오피스텔 64채와 건물 내 상가를 담보로 수십억 원을 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입자의 전세금과 담보 대출액을 합치면 시세를 뛰어넘는 이른바 ‘깡통 전세’인 데다,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세입자도 많아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부산 서면 일대 전경. 국제신문 DB
8일 부산 부산진구 A 오피스텔 입주자들에 따르면 이곳 오피스텔 64채를 소유 중인 임대인 B 씨가 지난 연말 이후 잠적한 상태다. B 씨의 임차인 C 씨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한 결과 지난 2일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은 은행 채권 15억 원과 관련해 가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다. 근저당은 또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42억8400만 원이 설정돼 있다. 세입자들에 따르면 B 씨는 오피스텔 64채를 두 집단으로 나눠 각각 공동담보로 잡고 돈을 빌린 것으로 파악된다. 대출액은 확인된 액수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세대당 근저당이 1억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취재를 종합하면 B 씨는 2021년 2월 18일 당시 미분양이던 이곳 오피스텔 64채를 일괄 매입했다. B 씨는 오피스텔을 전·월세로 임대했고, 현재 40여 명의 전세 세입자가 8000만~1억4000만 원의 전세금을 주고 거주 중이다. 오피스텔 현재 시세는 1억6000만 원 수준이다. 각 세대당 담보대출이 1억 원이라고 가정하면 전세금을 합쳤을 때 시세를 크게 웃돈다.

오는 4월 말 2년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세입자 D 씨는 지난 연말 이후 임대인과 연락하지 못하고 있다. D 씨는 “지난해 연말까지 연락이 됐는데 이번 설이 지나고 문자를 보냈으나 답이 없었다. 전세 계약을 중개했던 부동산은 폐업했고, 중개를 한 부동산 직원은 휴대전화를 없앴다. 그 사람 소개로 계약한 세입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근저당 설정이 있는 건 알았지만 부동산 측에서 임대인이 사업을 크게 하는 분이고, 잘못될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의무도 아니었고, 건물 자체도 가입이 안되는 건물이라고 해서 보증보험도 들지 않았다”며 애를 태웠다. 

오피스텔 관계자는 “B 씨 소유 오피스텔 중 공실이 몇 개 있다. 최근 몇 달 째 관리비가 미납돼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오피스텔 관계자는 건물 내 B 씨가 사들인 상가에도 채권단이 다녀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얼마 전 금융권 사람들이 와서 B 씨와 연락이 안 된다며 정리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세입자들이 B 씨의 자택으로도 찾아갔으나 거주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B 씨와 계약한 세입자 40여 명은 공동대응단을 꾸리고 대책을 논의 중이다. 세입자들은 며칠 내로 변호사를 선임해 단체 소송을 진행하고,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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