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 한파에도 보일러 온도 낮춰
- 두꺼운 옷·양말 껴입기도 역부족
- 눈물겨운 절약에 “1000원 줄여”
- 식당·목욕탕은 단축영업·휴업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4인 가족 이모 씨는 이번 달 가스 요금 고지서를 받아 들고 허탈했다. 지난달 가스 요금으로 20만510원이 찍힌 것을 보고 놀란 이 씨가 한파에도 불구하고 두꺼운 점퍼를 입어가며 가스비 절감에 나섰지만 줄어든 금액은 1000원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최대한 난방비를 아끼려고 아이들에게도 두꺼운 양말을 신기고 보일러를 일정 온도 이상 높이지 않았는데 여전히 ‘폭탄’과 같은 고지서를 받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부산진구에 사는 30대 2인 가족 정모 씨의 가스 요금 역시 지난해 12월 11만2680원에서 1월 21만5090원, 2월 26만8080원 등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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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부산 연제구 한 직장에 근무하는 직원이 이달에 청구된 지난달 도시가스 이용료를 보고 있다. 김영훈 기자 |
올해 1월 사용한 가스 요금 청구서가 속속 날아들기 시작한 14일,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난방비 폭탄에 집집마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난방비가 급등하자 사상 최악의 한파에도 난방 가동을 줄여가며 절약에 절약을 거듭한 이가 많았지만 요금 고지서에는 여전히 전년 대비 40~50% 이상 오른 금액이 찍혔다. 가스 사용량이 많은 식당과 목욕탕 등은 단축영업까지 감행하며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가정에서 체감하는 인상폭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뚜렷하다. 이 씨 가족의 지난해 1월 가스요금은 11만4800원이었으나 올해는 20만510원으로 무려 74.66% 뛰었다. 2월 역시 14만7460원에서 19만9900원으로 전년 대비 35.56% 올랐다. 동래구의 4인 가족 박모 씨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박 씨의 난방비는 지난달 14만6540원, 이달 14만319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40%씩 올랐다. 박 씨는 “가족 구성원이나 사용량에 큰 차이가 없는데 요금 차가 많이 나는 걸 보니 물가 상승이 실감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가스 사용량이 많은 목욕탕과 식당은 물가 상승에 난방비 인상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목욕업중앙회 부산시지회 박재기 사무국장은 “부산 내 목욕탕 대부분 가스요금만 지난해 동기 대비 50% 가까이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목욕탕은 손님이 있든 없든 물을 데워 온도 유지를 해야 하니 가스 사용량이 많다”며 “비용을 줄이고자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곳이 많다. 평소 오후 8, 9시까지 영업을 했지만 지금은 오후 3, 4시에 마치고 있다. 휴업을 검토하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중구에서 국밥집을 하는 박모 씨는 “보통 가스요금이 105만~110만 원 나왔는데 지난달 185만 원까지 치솟았다. 실내 온도를 조정하는 등 나름대로 가스요금을 낮추려고 노력해 이번 달에 140만 원 수준으로 낮췄지만, 여전히 예전보다 많이 나와 타격이 있다”고 말했다.
가스요금은 각 지역 검침일자에 따라 산정돼 가구마다 차이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2% 올랐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올해 들어 kWh당 13.1원 인상됐는데, 이달 1일 이후 검침한 요금에는 인상분이 모두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