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르포] 투견용으로 키웠나…곳곳에 훈련도구, 개들은 상처 투성이

철마 불법 개농장 단속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조성우 박수빈 수습기자
  •  |   입력 : 2023-02-23 19:36:27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맹견 핏불테리어종 45마리 사육
- 낡고 좁은 케이지… 러닝머신도
- 명백한 학대증거 없어 구조 못해

23일 부산 기장군 철마면 한 야산. 가파른 산길 초입에는 ‘맹견주의’라고 적힌 팻말이 걸려 있었다. 산속 깊이 진입하자 핏불테리어 수십 마리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개들은 약 1m 길이 쇠사슬에 목이 묶여 있었다. 낡고 후미진 케이지는 중형견 한 마리가 겨우 몸을 우겨 넣을 정도의 크기에 불과했다. 주변은 서둘러 치운 듯한 것으로 보이는 사료 봉투 등 각종 폐기물이 가득했다. 동물 유해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23일 부산 기장군 철마면 한 야산에 투견장으로 의심되는 장소가 발견돼 동물보호단체와 기장군 관계자 등이 케이지에 갇힌 개를 살펴보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이날 국제신문 취재진은 부산시와 기장군, 동물단체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철제 링에서 개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민원이 접수돼 현장 확인에 나선 것이다.

투견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훈련용으로 쓰이는 러닝머신은 물론, 발이나 엉덩이를 다친 개 또한 적지 않았다. 이곳에서 사육 중인 개 대다수는 투견인 핏불테리어였다. 커다란 철제 케이지와 함께 현장에서 확인된 핏불테리어는 45마리, 케이지는 210여 개였다.

시 관계자는 “전형적인 투견장이다. 다른 용도로 이곳이 운영됐을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투견은 동물학대(동물보호법 위반)로서, 명백한 불법이다.

이 야산 소유주에 따르면 이곳 일대 3300㎡는 약 20년 전부터 투견용 개 농장으로 쓰였다. 농장을 운영하는 이는 모두 4명으로, 각 농장은 서로 인접해 사실상 하나의 공간처럼 쓰였다. 개 농장주들은 이곳에 불법시설물을 짓는 등 이 공간을 점유해왔다. 야산 소우쥬 A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200마리 넘는 개가 사육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같은 사정에도 개들은 구조되지 못했다. 영양 상태 등을 봤을 때 학대를 당했다고 판단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기장군 관계자는 “동물보호법상 실제 개 싸움이 벌어지는 현장이 확인되는 등 명백한 학대가 없으면 함부로 유기견 시설로 데려갈 수 없다”고 말했다. 농장주 또한 “사냥개를 키우는 것”이라며 투견장 의혹을 부인했다. 통상적으로 투견은 상당한 수준의 관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김애라 대표는 “목줄이 달린 러닝머신이 설치된 점이나 사육 중인 견종(핏불테리어)으로 봐선 투견장으로 쓰인 게 확실하지만, 현행 동물보호법상 명백한 학대 없이는 구조할 수 없어 안타깝다”며 “주인이 오는 6월까지 사육 시설을 철거한다고 한 만큼 약속을 이행하는지 계속 살펴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르포] 주차장 부족, 노선버스 단 1대…아르떼뮤지엄 앞 교통대란
  2. 2부산 달맞이길 새 명소 ‘해월전망대’ 27일 개방
  3. 3민락수변공원 겨울밤 수놓을 빛축제…상권 활기 띨까
  4. 4장마 가고 폭염 왔다…태풍 ‘개미’ 북상, 비 소식 변수로
  5. 5신항 배후 용원수로 정비공사 차질
  6. 6부산 노후계획도시 정비 속도…2026년 3월까지 기본계획
  7. 7최첨단 설계 프리미엄 아파트 ‘드파인 광안’
  8. 8부산 총선참패 등 놓고…민주시당위원장 후보 날선 신경전
  9. 9유치원생 48명 태운 통학버스, 영도 비탈길서 밀려 15명 다쳐(종합)
  10. 10‘도이치·명품백’ 김건희 여사 12시간 검찰 조사(종합)
  1. 1부산 총선참패 등 놓고…민주시당위원장 후보 날선 신경전
  2. 2‘도이치·명품백’ 김건희 여사 12시간 검찰 조사(종합)
  3. 3옛 부산외대 부지개발 사업…시의회, 재심사 거쳐 案 통과
  4. 4“YK스틸 충남행에 미온적…吳시장 때 행정 따져볼 것”
  5. 5대검 “金여사 조사 누구도 보고 못 받아”
  6. 6‘자폭 전대’ 후폭풍…3일차 투표율 45.98% 작년보다 7.15%P 낮아
  7. 7與 막판까지 정책보다 집안싸움
  8. 8민주 전대 강원·대구·경북 경선도 이재명 90%대 압승
  9. 9검찰, 김건희 여사 비공개 12시간 대면조사
  10. 10[속보] 이재명, 대구 94.73%·경북 93.97%…TK 경선도 완승
  1. 1신항 배후 용원수로 정비공사 차질
  2. 2최첨단 설계 프리미엄 아파트 ‘드파인 광안’
  3. 3‘135년 부산상의’ 3대 핵심비전 내놨다
  4. 4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산은 부산 이전에 집중”
  5. 5“세정 미래 설계…글로벌 브랜드 육성”
  6. 67월 하순~8월 초순 여름 휴가 때 1억734만 명 움직일 듯
  7. 7동해서 꽃게 어획량 급증…알고보니 서해서 대이동
  8. 8"전기요금 체납액 1000억 육박…코로나 종식 이후 급증세"
  9. 9AI로 제조업 혁신 기업·기관 153곳, 자율제조동맹 출범
  10. 10부산 감천항·남항 일대에서 바다 쓰레기 수거 진행
  1. 1[르포] 주차장 부족, 노선버스 단 1대…아르떼뮤지엄 앞 교통대란
  2. 2부산 달맞이길 새 명소 ‘해월전망대’ 27일 개방
  3. 3민락수변공원 겨울밤 수놓을 빛축제…상권 활기 띨까
  4. 4장마 가고 폭염 왔다…태풍 ‘개미’ 북상, 비 소식 변수로
  5. 5부산 노후계획도시 정비 속도…2026년 3월까지 기본계획
  6. 6유치원생 48명 태운 통학버스, 영도 비탈길서 밀려 15명 다쳐(종합)
  7. 7부산, 이태리타올 등 목욕문화 선도…등밀이기계는 수출도
  8. 8음주운전 ‘김호중 학습효과’…사고 뒤 줄행랑 운전자 속출
  9. 9[부산 법조 경찰 24시] 경찰청장 조지호 내정... 우철문 부산청장 거취 촉각
  10. 10진주에 신세계 ‘스타필드 빌리지’ 입점한다.
  1. 1조성환 감독 첫 지휘 아이파크, 3개월 만에 짜릿한 2연승 행진
  2. 26언더파 몰아친 유해란, 2위 도약
  3. 3올림픽 요트 5연속 출전…마르세유서 일낸다
  4. 4소수정예 ‘팀 코리아’ 떴다…선수단 본진 파리 입성
  5. 5올림픽 앞둔 ‘흙신’ 나달, 2년 만에 ATP 투어 결승행
  6. 6롯데, 9회말 무사 1루서 역전 끝내기 투런포 맞아 패배
  7. 7동의대 문왕식 감독 부임 첫 해부터 헹가래
  8. 8허미미·김민종, 한국 유도 12년 만에 금 메친다
  9. 9“팬들은 프로다운 부산 아이파크를 원합니다”
  10. 10마산제일여고 이효송 국제 골프대회 우승
집단수용 디아스포라
국가가 토지 준다해서 황무지 일궜는데…그들은 쫓겨났다
목욕탕 엘레지
부산, 이태리타올 등 목욕문화 선도…등밀이기계는 수출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