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저·과거사 분리 영향 때문인 듯
최근 봄방학과 3·1절 연휴 등의 영향으로 일본 여행객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코로나가 사실상 종식된 이후 짧은 이동 시간과 엔화 약세 등으로 일본이 여행지로 경제적이라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일방적 수입제한 조치와 반일 감정 고조 등으로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군 ‘노재팬’ 분위기가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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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복잡한 김해공항 국제선 모습. 국제신문DB |
27일 에어부산에 따르면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일본(후쿠오카·오사카·나리타) 지역 평균 예약률은 80%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부산~나리타는 90%를 넘는 예약률을 나타냈다. 항공사 측은 최근 학생들의 봄방학과 3·1절 뒤로 이틀(3월2·3일)만 휴가를 내면 무려 3월 5일까지 5일 동안 쉴 수 있는 징검다리 휴일을 맞아 일본 여행객이 증가한 것으로 본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다음 달 1일 부산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라며 “27·28일 휴가를 내고 다음 달 1일까지 쉬는 여행객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여행은 코로나 때문에 최근 3년간 개인여행이 거의 불가능했고, 앞서 2019년부터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양국 간 여행객 발길이 뚝 끊겼다. 하지만 일본 여행이 본격화한 지난해 10월 우리나라 국민 12만3000명가량이 일본에 간 것으로 집계됐으며, 12월에는 45만6000명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1월은 56만5000명이 일본을 찾아 일본 내 외국인 여행객의 37.7%를 차지했다.
불과 몇 년 전 ‘노재팬’ 분위기가 무색하게 내달 1일에도 일본행 항공권 대부분이 팔렸다.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이달 마지막 주말인 지난 25일부터 3월 1일 닷새간 한국발 일본행 항공권의 평균 예약률은 93%로 사실상 ‘풀 부킹’이다. 진에어와 제주항공 역시 같은 기간 평균 예약률은 90% 이상이어서 여름 휴가철 못지않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최근 판매된 패키지여행과 항공권 3개 중 1개는 일본 상품”이라며 “3·1절 전후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한국인의 ‘일본행 러시’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 개최 등 여전히 한국인의 반일 감정을 고조시키는 일본의 행보 등을 고려하면 이전과 다른 분위기다. 부산진구에서 학원강사로 일하는 김모 씨는 “학생 중에는 봄방학 동안 일본을 다녀오는 이가 많다”며 “친구나 지인들도 요즘같이 엔화가 저렴할 때 일본은 한 번쯤 다녀와야 하는 필수 여행지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윗세대로 갈수록 역사·정치문제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세대가 점차 바뀌면서 그런 면이 많이 흐려졌다”며 “과거사와 문화 소비를 분리해 생각하는 게 일반화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