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 지반 최고 0.003㎜ 침하
- 허용기준 25㎜보다 낮게 나타나
- 터널 천장 강관 더 넓고 두껍게
- 인근 아파트 지반 계측기로 확인
- 전문가 “산악터널과 공법 달라야”
부산 북구 만덕~센텀 대심도 토사유출 사고는 연약한 지반의 불량토(무너지기 쉬운 흙)가 쏟아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는 토사가 흘러내려 발생한 공동을 일단 시멘트로 보강하는 동시에 주변 지반에 취약한 곳이 없는지 시추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행히 사고와 관련해 주변 지형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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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부산 동래구 온천동 대심도공사 입구에서 토사유출 사고 현장 브리핑을 열고 있는 가운데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임종철 명예교수가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도심 첫 대심도… 촘촘한 지반조사 한계
현장조사를 진행한 임종철 부산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본래 견고한 지반으로 생각했던 곳인데 부분적으로 취약한 토사가 있어 그것이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사고 원인을 분석했다.
사전 지반 조사는 했지만 취약지반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공사가 주택 밀집지에서 이뤄진 영향이 크다. 일반적으로 지반검사는 50m 간격으로 땅을 파면서 하는데 주택지 지면에 도로와 건물이 많아 시추가 어렵다. 임 교수는 “지반 조사 지점 사이에서 사고가 발생해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난 지점 주변에서도 지반조사는 100m 간격으로 이뤄졌다. 방해물이 없는 산악 지역과 달리 주택 밀집지에선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시 심성태 건설본부장 역시 “해당 사업 현장이 도심 구간 최초이자 부산에서 처음 건설하는 대심도 현장이다. 산악 지역보다 면밀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대응 방안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산악 지역 공사는 침하를 해도 크게 문제가 없지만 도심에는 현장 주변에 건물도 있고 지하수가 흐를 가능성도 높다. 물에 의해 사고가 발생하면 규모가 크고 위험하다”며 “도시철도는 지면을 걷어내고 시설물을 만든 후 흙을 덮는 방식이나 대심도 공사는 더 깊은 곳에서 다른 공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접근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강·모니터링 강화…공동 채워넣고, 지반 검토
현재 토사가 무너져 발생한 공동에는 그라우팅(시멘트와 같은 충전재를 암석의 균열 등에 강제로 주입하는 것) 공법을 이용해 시멘트를 채워넣은 상태다. 유출된 토사는 750㎥ 규모(무게 1000t 상당)이며 빈 공간에 채워진 시멘트는 현재까지 220㎥다. 추가 붕괴가 발생하지 않도록 터널 표면에도 콘크리트를 보강했다. 시멘트가 굳고 나면 이후 굴진(암반 속에 터널을 파 들어가는 것)을 통해 남은 공동이 없는지 살펴본다.
시는 이 과정에 걸리는 기간을 2주 가량으로 예상하고, 작업이 끝나면 시속 70㎞에서 25㎞로 서행 중인 도시철도 3호선도 정상운행할 것으로 보인다. 임 교수는 “대심도 터널 보강공사가 진행되는 2주가량 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를 서행하고 이후 속도를 한 단계 높여 2주가량 운행한 뒤 정상화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2주 가량 작업을 마무리한 이후 공사가 재개되면 막장에서부터 30m씩 앞으로 뚫고 나아가며 주변 취약 지반을 검토하는 선진시추도 실시를 병행한다.
토사가 유출된 터널 천장을 보강하는 강관의 직경은 60㎜에서 114㎜로 변경하고, 강관은 2겹에서 3겹으로 늘려 안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사고 현장과 도시철도 노선 사이에 경사계 3개와 침하계 층별 심도 40m, 46m, 52m 구간에 각 세 개씩 설치해 지반 변화가 있는지 추가로 확인하기로 하고 경찰 및 관할 구청과도 협의 중이다.
인근 아파트의 지반 침하 여부를 곧바로 확인할 계측기도 설치한다. 경사계와 침하계 설치를 위해선 사흘 가량 만덕터널 근처 1~2개 차로 통행을 제한해야 해 시민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변 지형은 다행히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주변 지상 구간 4곳에 설치된 침하계 수치를 보면 사고 후 지반은 0.001~0.003㎜ 침하해 허용기준인 25㎜보다 낮게 나타났다. 도시철도 3호선 노선에 있는 두 곳도 각각 0.001㎜, 0.007㎜ 침하했는데 허용기준인 ±7.0㎜에 못 미쳤다. 막장면 변화도 각각 -2㎜, -3㎜ 발생했으나 허용기준 ±25㎜ 이내였다. 심 건설본부장은 “계속적으로 모니터링 해가며 좀 더 안전한 시공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남은 공기가 1년 이상이라 사고부터 수습한 후에 시공사와 일정을 의논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