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약지반이 사고원인” 결론
- 보통 50m 간격 조사하지만
- 사고지점 100m 간격 시행
- 공사구간 대부분 도심 위치
- 땅밑 세밀한 상황예측 난관
지난달 25일 발생한 부산 만덕~센텀 고속화도로(대심도·지하 40m 이하 깊이에 건설한 도로) 공사 현장의 토사유출 사고 지점 인근의 지반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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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동래구 온천동 대심도공사 입구에서 열린 토사유출 사고 현장 브리핑 중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임종철 명예교수가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공사 전 지반의 적절성을 알아보기 위해 통상 50m 간격으로 사전 조사를 하는데, 사고 지점에서는 인근에 주택이 있어 100m 간격으로 시행되면서 ‘연약지반’을 확인하지 못한 채 진행했기 때문이다. 총 길이 9.62㎞ 구간의 대심도 공사가 계속 진행되는 상황(공정률 35%)에서, 이번 사고 지점을 포함해 전체 구간의 촘촘한 지반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오전 부산시가 사고 현장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임종철 부산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한국토목학회 전 부산울산경남지회장)는 “사고 지점의 지반조사는 양측으로 각각 5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진행됐다”며 “통상적으로 연약지반이 있는지 확인하는 지반조사는 양측 25m가량에서 하는 것과의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어 “통상적으로 지반이 무너지는 경우는 물이 갑자기 용출하거나, 지반이 약한 경우로 나뉜다”며 “이번 사고 지점에서는 물이 발견되지 않아 취약한 토사가 원인으로 보인다. 추가 붕괴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사고 지점 인근(50m 반경)에서 지반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이유는 그 곳이 주택가가 밀집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지반조사는 실제 땅을 파서 내부를 들여다보는 형태로 진행된다. 사고지점 인근에 이미 주택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일반적인 간격을 두고 진행되는 지반조사는 불가능했다는 게 부산시의 입장이다.
시는 도시철도 3호선 만덕∼미남역 구간의 열차 운행 속도를 시속 70㎞에서 25㎞로 늦추는 서행 운전은 대심도 터널 보강공사와 모니터링이 진행되는 2주 이상 계속할 예정이다.
문제는 다른 공사 구간에서도 이러한 연약 지반이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공사 구간 대부분이 주택 및 도로 등이 밀집한 도심지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섬세한 지반조사를 통해 땅 밑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시는 다른 구간에서의 추가 지반 조사 계획 등은 마련하지 않았다. 시 심성태 건설본부장은 “공사구간이 도심지라서 획일적인 (지반조사) 간격을 적용하기 힘든 점이 있다”며 “추가 조사보다는 현재 진행되는 6곳의 공사장에서 토사 진행상황을 바로 확인하고, 상황에 맞는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만덕~센텀 대심도 건설 사업은 북구 만덕동에서 해운대 재송동까지 9.62㎞ 구간의 지하를 뚫어 왕복 4차로를 만드는 부산의 첫 대심도 건설 사업이다. 2019년 착공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총사업비는 7832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