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의 세계 최대 고인돌(경남도 기념물 제280호) 훼손사건과 관련, 8일 경찰과 문화재청의 첫 현장 합동조사가 이뤄졌다. 훼손 정도를 밝히는 것이어서 긴장감속에 진행됐다.

문화재청은 이날 오후 구산동 청동기 시대 지석묘 발굴현장에서 문화재청 매장분과위원, 경남경찰과 경남도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첫 합동 조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8일 문화재청,경찰 등이 구산동 고인돌 유적지에서 문화층 훼손여부를 밝힐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동필 기자

이날 조사는 지난해 8월 문화재청이 문화재 훼손을 이유로 김해시를 고발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졌다.

앞서 삼강문화재연구소는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한달여간 고인돌 주변 유적지인 박석(얇은돌)을 모두 걷어내고 그 아래 유적지 매장층인 문화층의 훼손여부를 확인하는 조사활동을 벌여왔다.

이날 참가자들은 자체 전문가 회의를 거친 뒤 고인돌 주변 현장을 조사하는 순으로 이뤄졌다. 현장에는 박석이 모두 다른 곳으로 이동돼 그 아래 문화층이 모두 노출돼 있었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남쪽부분 가로 3.5ｍ, 세로 6.3ｍ로 추정되는 집수시설 설치라는 지적도 나왔다.

경남도경 김태언 범죄수사1계장은 “집수시설은 저지대인 고인돌 유적지 주변에 빗물이 고이면 한데 집수해 인근 하천으로 보내는 시설인데, 유적지 바깥이 아닌 문화층을 걷어내고 설치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대체적으로 고인돌 묘역 하부지역 훼손이 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세한 것은 더 수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해시의 문화재 공사관련 장부를 압수한 경찰은 앞으로 김해시 관계 공무원들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도의철 학예연구사는 “수사중이어서 구체적인 사안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전문가, 수사기관 등과 문화재 훼손여부를 놓고 논의를 벌였다.”고 밝혔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해 8월 시가 문화재 정비사업과정에서 당국에 허가를 받지 않는 등 매장문화재 보호및 조사에 관한법률을 위반했다며 공사중지명령과 함께 김해시장을 고발조치한 바 있다. 고인돌 유적지는 2007년 택지개발사업 과정에서 발굴됐으며, 이후 지난해 3월 추가조사를 통해 유적지 아래에서 토광묘가 발굴되면서 세계 최대 규모가 입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