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사조정권 무력화 다시 있을 것
- 민주주의 방식 권력통제 이뤄져야
- 경찰내부 소통 강화방법 고민 중”
“국가수사본부까지 검찰이 장악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겁니다. 이번에는 정부가 한 발 물러섰지만 ‘그들’의 경찰 장악 시도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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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개월 정직 후 복직을 앞둔 류삼영 총경이 경찰 독립성 유지 필요성에 관해 말하고 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9일 류삼영 전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은 국제신문 취재진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검찰 출신이 국수본부장에 임명된다면 경찰의 수사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수본은 2021년 신설된 조직으로 검찰 수사권 조정으로 비대해진 경찰청 내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경찰청 내 독립 조직을 검찰 출신 인사가 지휘한다면 경찰(수사)과 검찰(기소)로 나눠진 현 시스템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가 이러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서장(총경)회의’를 여는 데 앞장선 인물이기 때문이다. 당시 경찰 내부에서 경찰국 신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총경 회의 개최’의 총대를 맨 사람이 류 총경이다. “다른 총경들도 불만이 많았지만 ‘총경회의’ 개최를 기다리고만 있는 상황이었죠.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닙니다. 남들 보다 딱 한 발 더 나아가, 직접 회의를 개최했을 뿐입니다.”
이 일로 류 총경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약 40년을 경찰로 근무했지만 총경회의 개최 1시간여 만에 직위해제 통보를 받았다. 이후 3개월 정직이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수 많은 언론매체에서 그의 발언을 다뤘다. 수사 경찰일 때는 전혀 받아보지 못했던 관심이 쏟아졌다. 기차에서나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고, 또 격려했다. 가족의 지지 역시 그를 버티게 한 원동력이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는 그가 ‘정치 관련 집회에 참석했다’ 등의 헛소문이 떠돌았다.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전혀 상관없는 지역 출신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더 마음이 쓰였던 점은 총경회의에 참석했던 동료들이 지난달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직책에 맞지 않는 곳으로 인사발령 났다는 점(국제신문 지난달 3일 자 6면 보도)이다. “인사피해를 입은 ‘총경회의’ 동료들을 만나 미안하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죠. 그 친구들은 오히려 짐을 나눠 질 수 있어서 홀가분하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고마웠죠.”
‘총경 회의’ 당시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 질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하지 않는 ‘조직 우선 주의’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중요한건 민주적인 방식의 통제입니다. 현존하는 권력과 입장이 같은 사람이 경찰을 통제하는 걸 민주적인 방식이라고 볼 수 있나요?”
앞으로도 목소리를 내는 경찰로 남을 수 있겠냐는 질문에 류 총경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답했다.
그는 경찰 조직 내부의 소통을 강화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단순히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창구가 아니라, 경찰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종종 조동화 시인의 ‘나하나 꽃 피어’의 구절 중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결국 온 산이 활활/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를 떠올리며 그런 날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