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야 간 개정을 놓고 논란을 빚어온 경남 김해시의회의 갈등유발 시설 고지 범위 축소 조례가 14일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야당 의원과 지역 주민의 반발이 잇따른다.

김해시의회 전경. 박동필 기자

김해시의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안선환 의원이 대표발의한 ‘김해시 갈등유발 예상시설 사전 고지 조례 일부 개정안’을 전체 25명 가운데 찬성 14명, 반대 11명으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2021년 1월 시행에 들어간 이 조례는 앞으로 고지 대상 범위가 종전 반경 1㎞에서 500ｍ로 줄어들게 됐다.

이날 반대토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주정영 시의원은 “고지 대상 민원이 2021년 88건에서 지난해 22건으로 줄어든 것은 법 시행 효력에 따라 민원이 줄어든 탓”이라며 “어떠한 이유에서든 조례안은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유상 의원은 “여타 법률에서 제한 범위를 500ｍ로 두는 사례가 많으며, 주민 반발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거리에 중점을 두기보다 고지를 명확히 하는 방식이 더 중요한 과제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방청석에는 2019년 김해 주촌면에 들어서려던 의료폐기물 소각 처리시설 백지화를 이끌었던 장선화 전 비대위원장 등 일부 주민이 항의 의미로 지켜봤다.

조례 통과 후 장 위원장은 “당시 두산위브더제니스와 센텀아파트 주민을 주축으로 인근의 폐기물 시설 백지화를 이뤄냈다”며 “이후 갈등유발 시설 고지의무 조례는 이러한 주민 노력의 하나로 제정됐는데 이번 의회의 처사는 주민 의사를 깡그리 무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주민들은 시민의 알권리를 제한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규정하며 곧 시청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기로 했다.

앞서 시청 홈페이지에는 조례 통과를 저지해 달라는 청원성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시민은 “주촌의 환경이 점차 좋아지는데 이건 아니지 않느냐. 아이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청원했다.

다른 시민은 “주민 갈등 시설 사전고지 조례 개정을 반대한다”며 “어떻게 처리되는지…. 선거로 심판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방자치법에 따라 시의회는 개정된 조례를 5일 이내에 시로 이송하고, 이후 시는 20일 이내에 공포와 함께 시행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