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3년간 법관생활 마무리
- 법원 행정에 능통하단 평가
- 강기갑 선거법위반재판 기억남아
박효관(62·사법연수원 15기) 전 부산고등법원장이 33년간 입었던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새롭게 출발한다.
 |
| 박효관 전 부산고등법원장이 향후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
박 변호사는 지난달 19일 2년간의 부산고등법원장 임기를 마쳤다. 박 변호사는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관은 참으로 중요한 공직이다. 33년이라는 세월은 어렵지만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 외람된 말일 수 있지만 법관이라는 자긍심 하나로 재판을 최우선으로 두고 절제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제는 떠날 때가 됐다 생각해 후배들을 믿고 퇴임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 변호사는 부산사대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9년 마산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부산과 경남에서만 법관 생활을 하며 지역 법관으로 활동했다. 그는 “고향이 부산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 법관 생활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수도권을 가지 않아도 충분히 법관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겠다 싶어 지역 법관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지역 사정을 깊게 아니까 좀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주요 사건도 다수 맡았다. 박 변호사는 2008년 강기갑 전 국회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을 기억에 남는 재판으로 꼽았다. 경남 진주를 지역구로 뒀던 강 전 의원은 18대 총선 선거운동 기간 이전 당원 집회를 열고 차량을 지원한 혐의(공직선거법상 사전 선거운동·기부행위 위반)로 기소됐다. 당시 박 변호사가 재판장을 맡았던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2부는 강 의원이 위법성을 인지하지 못했고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당선 무효형에 처하지는 않았다. 박 변호사는 “고심했고 결론적으로 선거에 미친 영향이 경미해 지역 유권자의 선택을 존중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지법원장을 두루 역임해 법원 행정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지원장 전담 법관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들었다”고 웃으며 “비결을 묻는다면 그냥 주어진 책무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전념한 것뿐”이라고 답했다. 학교 폭력 예방, 재혼 가정 소년을 위해 적극 노력했다는 평가도 있다. 박 변호사는 “비행 소년뿐만 아니라 피해 소년의 상처도 어루만져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혼 가정 소년은 자신의 선택이 아닌 일로 인해 고통을 받을 때도 있다”며 “가정법원에 있을 때 치유 사법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자 한 이유”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 6일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종합청사 인근에 단독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그는 “법관 생활을 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지역 사회와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지역 사회 일을 잘 들여다보고 함께 할 일이 있다면 정성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1989년 마산지법에서 법관생활을 시작한 뒤 창원지법 밀양지원장·진주지원장, 부산지법 동부지원장, 부산고등법원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