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부산본부 의장 선거가 단 1표 차이로 무효가 될 전망이다. 의장 선거는 최다 득표제가 아닌 과반 득표제로 진행되는데, 당선이 결정된 후보(조)의 득표 수가 과반에 한 표 모자라 당선 효력이 인정되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한국노총 부산본부 의장 선거에 출마한 서영기(왼쪽) 후보와 이해수 후보. 한국노총 부산본부 제공

한국노총 부산본부 선거관리위원회는 ‘2023년도 정기 대의원 대회’ 의장·사무처장 선거의 무효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선관위는 지난 9일 열린 의장 선거에서 투표자 과반의 지지를 얻은 후보조가 없었다는 이의신청을 접수했다. 당시 선거에서 대의원 190명 중 189명이 투표해 이해수 의장 후보조 95표, 서영기 의장 후보조 94표를 얻은 것으로 집계돼 이 의장 후보조 당선이 선포됐다.

쟁점은 대의원 대회 당시 ‘현원’이다. 한국노총 의장·사무처장은 한국노총 부산본부 소속 대의원 선거로 결정된다. 대의원 정원은 190명으로, 대의원 대회 성원 확인 때 결정된 재석자 수(현원) 또한 190명이었다. 문제는 대의원 중 1명의 투표 권한이 무효 처리됐다는 점이다. 이 대의원은 신분증 미지참으로 지위를 확인받지 못했고, 투표에도 참여할 수 없었다. 이에 실제 선거함에 들어온 표는 189장이었다.

이 선거는 다득표자 당선제가 아니다. 선거 관리 규정상 투표자의 과반수를 얻은 후보조가 의장·사무처장 당선인으로 결정된다. 개표 당시 선관위는 투표에 실제 참여한 189명을 투표자로 봤다. 당연히 189표 중 95표(50.3%)를 얻은 이 의장 후보조가 적격하게 당선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회 당시 확인된 현원은 무효 포함 190명이었다.

이의 제기 이후 선관위는 한국노총 법률원에 해당 사안의 법적 해석을 요청했다. 이에 법률원은 ‘대의원 대회에 입장할 당시 참석 서명을 한 인원 수가 투표자 수’라는 취지로 회신했다. 이 해석대로면 투표자 수는 190명이다. 이 의장 후보조의 득표율도 50%로 내려간다. 과반, 즉 절반을 넘는 데 한 표가 부족한 셈이다. 선관위는 17일 노무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위원을 소집해 최종 무효 여부를 판정한 뒤 양 후보조 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선거 무효가 확정되면 선관위는 30일 이내 재선거를 해야 한다. 선관위의 잘못으로 재선거가 치러지는 것이므로 두 후보조의 입후보에는 제한이 없다. 선관위 관계자는 “전문위원을 소집해 자체 법률 검토를 거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선거 무효가 선언될 가능성이 높다”며 “규정을 제대로 따지지 못했다. 우리 측의 명백한 실수다”고 말했다.

상황이 급작스럽게 흘러가면서 두 후보조는 재차 ‘표 계산’에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단 한 표 차로 선거 당락이 갈렸던 터라 양측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무효 처리됐던 한 표가 새 선거에선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 당선인은 이와 관련, “CCTV 확인결과 문제가 된 대의원은 성원보고 이후 입장했는데도 190명으로 성원 보고를 했다. 또 이의제기를 위한 기간(5일)은 이미 지났기 때문에 효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본지 취재결과 이번 선거와 관련된 이의제기는 선거 이후 4일이 지난 지난 13일에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