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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해도 성적 오르지 않는 아이, 난독증 의심해봐야

슬기로운 부모교육 <3> 학습장애 위험요소 난독증

  • 박희준 부산가톨릭대 언어청각치료학과 교수
  •  |   입력 : 2023-03-27 19:33:54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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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의 읽기 문제에 관심 기울여
- 학업성취도·자신감 결여 막아야

최근 학습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내원한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사례다. 또래와 비교해 지능이나 주의집중력 저하도 없으며 읽기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학교 수업과 학원에도 빠짐없이 출석하고 공부하는 시간도 길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고민이었다.

그 학생에게 “1 더하기 1은?”이라고 물었을 때 곧바로 “2”라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장바구니에 바나나 석류 컵이 있습니다’라는 글을 보여주고 “과일은 몇 개 일까?”라는 질문을 하자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야 작은 목소리로 “두 개요”라고 대답했다. 언어 평가 결과 이 학생은 읽기장애로 진단됐다. 읽기장애를 난독증(dyslexia)이라고 한다. 듣고 말하는 데 문제는 없지만 철자 인식이나 글을 유창하게 읽지 못하거나 읽은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말한다. 이 학생은 간단한 ‘1+1’ 계산은 어려워하지 않았지만, 같은 계산 능력을 요구하는 글로 된 질문에서 답을 잘 하지 못했다. ‘장바구니 바나나 석류 컵’이라는 네 개 단어에서 과일이라는 범주를 이해하고 계산하는 과정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석류’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았거나 모르는 단어일 수도 있다. 간단한 문장이라 하더라도 위와 같이 어휘 친숙도, 음운변동 등이 복잡하게 구성돼 있다. 단어를 읽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결코 쉽지가 않다. 읽기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난독증은 기초학습장애를 발생시키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난독증이 있는 학생들은 단어해독에 어려움을 겪어 읽기능력이 크게 늦어질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이 지속되면 학업성취도와 자신감 결여 등 정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난독증이 있는 학생들은 나중에 학습장애를 발생시키는 위험이 높다. 난독증 자체는 학습장애는 아니지만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이해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 이로 인해 독해 수학 쓰기 등 다양한 학습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와 교사들은 난독증의 조기 증상을 인식하고 가능한 빨리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치료는 난독증이 학습장애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난독증의 일반적인 초기 증상에는 음운 인식 어려움, 단어 해독 문제, 독서 속도 늦음, 철자 어려움 등이 있다. 최근 난독증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 도구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고 학습장애로 진행되지 않게 지자체 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습능력이 저하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자녀의 읽기 문제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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