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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08> 타이난과 타이완 : 아! 중화민국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3-03-27 19:08:18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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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발음인 대만(臺灣)의 중국식 발음은 타이완(Taiwan)이다. 정식 국가 명칭은 중화민국이다. 신해혁명 후 1912년에 지어진 중화민국이란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나라가 대만이다. 그런데 올림픽에선 수도인 타이베이를 내세워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이름으로 출천한다. 외교 업무도 중화민국 대사관이 아니라 타이베이 대표부가 한다. 중화인민공화국인 중국에서는 물론 중화민국인 대만에서도 똑같이 하나의 중국을 지향하기에 국제무대에서 두 개의 중국을 인정할 수 없어 벌어지는 기현상이다. 그만큼 대만=타이완=중화민국=차이니스 타이베이는 복잡한 나라다.

장제스가 타이완에 세운 중화민국 내 타이난
타이완은 나라라기보다 애초에 섬 이름이다. 필리핀으로부터 400여 ㎞ 바로 위에 있다. 서울~부산 거리밖에 안 된다. 원래 남쪽 아시아 사람들이 살던 섬이었다. 대항해 시대 포르투갈 사람들은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으로 포르모사라 불렀다. 지금도 유럽에서 통용되는 이름이다. 그러다 1624년 네덜란드 사람들이 대만 섬 남쪽 지역인 타이난(臺南)에 자리 잡았다. 스페인 사람들도 북쪽 지역인 타이베이(臺北)에 자리 잡았다. 두 나라는 대만에서 전쟁하며 네덜란드가 승리했다. 1661년 청나라한테 쫓긴 명나라 정성공(鄭成功 1624~1662)이 대륙으로부터 들어와 유럽 사람을 몰아낼 때까지 38년간 대만은 네덜란드 식민지였다. 이후 20여 년간 정 씨 3대에 걸쳐 정씨 왕국이 들어섰다. 정 씨가 왕이 된다는 정감록은 대만에서 실현되었다. 그러나 1683년 청나라한테 복속되었다. 1894년 발발한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대만을 전리품으로 얻었다. 1945년 2차 대전 패망 때까지 50년간 대만은 일본의 식민지였다.

일본이 물러난 대만 섬에 엄청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그 폭풍의 주인공은 장제스(蔣介石 1887~1975)다. 본명이 장중정(蔣中正)인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3통(統)으로 압축된다. 통일→통멸→통치. 고인의 호를 삼통(三統)이라 올릴 만하다. ①통일(統一)은 장제스의 국민당 군대가 베이징에 자리 잡은 북양정부의 군벌세력을 몰아내며 1928년에 중국대륙을 통일한 일이다. 장제스가 마흔 살 이전에 이룩한 가장 두드러진 업적이다. ②통멸(統滅)은 장제스가 만주사변 후 중일전쟁을 일으킨 일본군과 싸우느라, 또 국공내전으로 공산당과 싸우느라 통으로 멸망한 역사다. 1949년에 대만으로 패주하기까지 20년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던 시기였다. ③통치(統治)는 대만 섬에서 중화민국을 세우며 1975년 사망 때까지 5대에 걸쳐 총통을 지낸 시기였다. 26년 동안 막강한 철권독재 절대권력 통치자로 군림하면서 그는 중화민국의 토대를 세웠다.

장제스의 아들인 장징궈(蔣經國 1910~1988)가 총통일 때 민진당이 창당되었다. 1986년 창당된 민진당은 1919년 창당된 국민당과 권력을 주거니 받거니 한다. 민주화된 것이다. 그러나 청나라에 쫓겨 들어온 명나라 대륙인들 본성인(本省人)과 공산당에 쫓겨 들어온 국민당 대륙인들 외성인(外省人) 사이 분열과 대립이 심하다. 그럼에도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여행하기 안전한 나라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에 드는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보유국이다. 참으로 엄청난 권력의 화신이던 삼통(三統) 장제스는 저승에서 어찌 지내실까? 100% 틀림없다. 공산당 섬멸과 대륙 재탈환을 위해 마오와 악착같이 싸우겠다. 이제 되든 말든 후손한테 맡겨도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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