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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노총 의장 ‘완장’ 싸움에 밀려나는 노동 현안

이해수 후보 1표차로 당선 취소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3-03-29 19:43:32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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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무효결정 효력정지 신청
- 서영기 후보는 대의원 물갈이
- 법정공방땐 내달 재선 불투명

한 표 차로 선거무효가 결정돼 재선거가 예고(국제신문 지난 17일 자 2면 보도)된 한국노총 부산본부 의장 투표가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노동계는 ‘노동 현안이 산적한데 선거 때문에 동력의 구심점 확보가 늦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노총 부산본부는 다음 달 11일 의장·사무처장 재선거를 치른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9일 열린 선거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무효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선거는 대의원 190명 중 189명이 참여해 이해수 의장 후보조가 95표, 서영기 의장 후보조가 94표를 얻으며 이 의장 후보조 당선이 결정됐다.

그러나 지난 19일 선거관리위원회가 ‘대의원 수를 잘못 판단했다’며 당선무효를 공고해 상황이 복잡해졌다. 의장 선거 규정상 당선자는 과반득표를 해야 한다. 선거 당시 표를 던진 대의원은 189명이었지만, 실제 투표장에 찾아와 성원이 보고된 인원은 190명이었다. 이 경우 선거의 과반 기준은 96표이므로, 이 후보는 한 표 차이로 절반을 넘지 못했다고 선관위는 해석했다.

당선이 취소된 이 후보는 지난 24일 부산지법에 당선무효결정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후보는 선거 당시 성원은 189명이었는데도 선관위가 이유 없이 190명으로 선언했다고 주장한다. 재판 첫 기일은 다음 달 6일로, 재선거 닷새 전이다. 재판부가 신청을 인용하면 선거 일정은 또 꼬이게 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신청이 인용되면 이 후보 당선이 확정돼 재선거는 취소된다. 다만 상대 후보 측이 본안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상당 시일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 중앙본부도 혼란을 수습하지 못했다. 지난 27일 중앙의 부위원장 등이 부산을 찾아 상황을 점검했으나 명확한 조처는 없었다.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중앙 차원에서도 방책을 내기가 곤란했다는 지적이다.

재선거에 대비한 대의원 ‘물갈이’ 움직임도 포착된다. 서 후보의 본 소속인 선원노련 저인망선원노조 등에서 첫 선거 참여자와는 다른 대의원 10여 명을 새 투표자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첫 선거가 단 한 표 차 승부였던 탓에 ‘불리한 표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노동계 한 관계자는 “10만 조합원을 책임지는 자리를 놓고 혼선이 계속되니 노동자들의 피로감도 상당하다. 노동 현안이 산적했는데 누가 ‘완장’을 차느냐 같은 문제 때문에 동력을 못 찾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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