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대책 없는 영도구…딸 예서 잃은 아빠는 가슴 쳤다

등굣길 참변 故황예서 양 父, 빈소 온 구청장에 대책 묻자 뚜렷한 해법 못 내놓아 절망

“영도서 아이 키운 나의 잘못…엄마를 너무나도 사랑한 딸, 미리 산 생일선물 못줘” 통곡

  • 최혁규 기자 narrative@kookje.co.kr
  •  |   입력 : 2023-05-01 19:45:19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딸 빈소에 찾아온 영도구청장은 ‘어쩌다 보니 사고가 났다’고 말하더군요. CCTV를 통한 예방책이 없는지 묻자 ‘그건 사후확인용일 뿐’이라고 말하는 구청장에게서 재발방지 대책을 기대하는 게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부산 영도구 청동초 통학로에서 1.7t짜리 화물이 굴러 떨어지면서 황예서 양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이 지난 1일 아버지가 딸의 방을 정리하며 슬퍼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부산 영도구 등굣길에서 10살 아이가 숨지는 참변(국제신문 지난달 30일 자 1·3면 보도)으로 딸 황예서 양을 잃은 아버지 A 씨는 두 번 울어야 했다. 지난달 28일 그는 생때같은 딸을 허망하게 보냈다.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며 눈물을 흘려야 했던 그는 사고 이튿날 빈소를 찾은 영도구 관계자에게서 느낀 절망감에 또 한 번 울었다고 밝혔다.

A 씨는 1일 국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애간장이 끊어지는 소회를 전했다. 그는 예서가 하지 못한 것, 예서에게 해주지 못한 것이 너무 많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사고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은 예서의 태권도 1품 심사가 있는 날이었다. 사고 후 빈소를 찾아온 태권도 관장은 예서가 입었던 도복과 예서의 이름이 적힌 품띠를 가져왔다. 그는 딸이 차지 못한 그 품띠를 가슴에 품고 밤새 목놓아 울었다. A 씨는 “오는 19일이 예서 생일이다. 매번 생일 때마다 예서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선물했고, 올해도 혹여나 놓칠까봐 미리 사뒀는데 막상 딸이 떠난 후 전달하지 못한 선물만 남아있으니 가슴이 찢어진다”고 흐느꼈다.

지난해 7월 청동초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정화조 차량이 전복해 화재가 나는 바람에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그는 “평소에도 청동초 등굣길은 사고 위험성이 있는 큰 곳이었는데, 지난해 사고 직후에도 교육청 등이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아 끔찍한 비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예서가 목숨을 잃은 청동초 등굣길은 위험성이 잇따라 부각된 장소다. 행정 당국은 즉각적으로 해법을 찾아야 했지만, 부산시·부산시교육청·영도구 등 관련 당국은 별다른 조처도 하지 않았다. 빈소를 찾은 영도구청장과 지역 국회의원에게 A 씨는 “사고 업체가 똑같은 작업을 진행하면 구가 제지할 방안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구청장은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당황스러워 언론에서 본대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구가 제대로 주정차 단속을 했으면 이런 사고가 없지 않겠느냐’고도 재차 물었지만 명쾌한 답변이 없었다”고 가슴을 쳤다.

그는 구청장의 말을 곱씹으며 영도구에서 아이를 키우겠다고 한 자신의 선택이 옳았던 것인지 자책했다. “일단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어요. 제가 CCTV에서 목격한대로 적재물이 아이를 치고 가도록 놔둔 것을 방치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한편 A 씨는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산 영도구 청학동 ○○ 양 아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려 딸을 잃은 아버지의 피 토하는 심정을 밝혔다. A 씨는 딸에 대해 ‘엄마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아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공부할 때도, 태블릿을 보다가도 갑자기 엄마에게 와 안아달라고 강아지처럼 기다렸다. 그 모습을 보며 매일 평범한 일상이 너무 행복했다”며 “정말로 적은 일주일 용돈을 모아 엄마아빠 생일 선물을 사준다고 하고, 만8세밖에 안 됐지만 건조기에서 말린 수건을 소파에 앉아 예쁘게 개어 놓았다”고 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 강아지가 없으니 집이 너무 조용하고 적막해 냉장고 소리만 들린다. 딸의 빈 자리가 너무 크다”며 글을 마쳤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이어 가덕철도망도 속도전
  2. 2[단독]현직 부산 북구의원, 음주운전 사고로 입건
  3. 3알짜직장 적은 부산, 임금도 노동시간도 바닥권
  4. 4[근교산&그너머] <특집> 추석 연휴 가볼 만한 둘레길 4선
  5. 5늦여름 담양대숲 청량하다, 초가을 나주들녘 풍요롭다
  6. 6“강과 산 모두 있는 부산 북구, 다양한 재난대비 훈련”
  7. 7주가지수- 2023년 9월 27일
  8. 8구속 피한 이재명…여야 ‘검찰 책임론’ 두고 극한대치
  9. 9‘교섭’‘헌트’‘존윅4’ 극장서 놓친 작품 즐기고, ‘무빙’ 몰아볼래요
  10. 10[서상균 그림창] 추석 밥상
  1. 1구속 피한 이재명…여야 ‘검찰 책임론’ 두고 극한대치
  2. 2여야, 이균용 대법원장 임명안 내달 6일 표결키로
  3. 3檢 2년 총력전 판정패…한동훈 “죄 없단 뜻 아냐, 수사 계속”
  4. 4구속 피했지만 기소 확실시…李 끝나지 않은 사법리스크
  5. 5위증교사 소명돼 증거인멸 우려 없다 판단…李 방어권에 힘 실어
  6. 6부산 민주당, 전세사기 유형별 구제책 촉구
  7. 7국힘 ‘여론역풍’ 비상…민주 공세 막을 대응책 고심
  8. 8부산시민 52.8% “총선 때 尹정부에 힘 싣겠다”
  9. 9[부산시민 여론조사]한동훈 28.1%, 이재명 27.4%…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박빙
  10. 10이재명 영장 기각…법원 "증거인멸 우려 없고 범죄 소명 됐다고 보기 어려워"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이어 가덕철도망도 속도전
  2. 2주가지수- 2023년 9월 27일
  3. 3BPA, 항만 근로자 애로사항 청취
  4. 47월 부산 인구 1231명 자연감소…경북 등 제치고 전국 1위
  5. 51인당 가계 빚, 소득의 3배…민간부채 역대 최고치
  6. 6추석 뒤인 10월, 부산에서 1115가구 분양
  7. 7국제유가 다시 90달러대로…추석 전 국내 기름값 고공행진
  8. 8긴 추석연휴 ‘추캉스족’ 모여라…롯데아울렛 ‘홀리데이 페스타’
  9. 9아프리카 섬나라에 '부산엑스포 유치' 사절단 30명 파견
  10. 10부산 사업장 뒀던 한국유리공업, 'LX글라스'로
  1. 1[단독]현직 부산 북구의원, 음주운전 사고로 입건
  2. 2알짜직장 적은 부산, 임금도 노동시간도 바닥권
  3. 3“강과 산 모두 있는 부산 북구, 다양한 재난대비 훈련”
  4. 4부산시 생활임금 심의 투명성 높인다
  5. 5지인에게 빌린 수술비·투석비용 지원 절실
  6. 6오늘의 날씨- 2023년 9월 28일
  7. 7영도 ‘로컬큐레이터센터’ 세워 도시재생 이끈다
  8. 8오수관 아래서 작업하던 인부 2명, 가스 질식돼 숨져
  9. 9과속 잦은 내리막길 12차로 건너야 학교…보행육교 신설을
  10. 10추석 코 앞인데…부산 체불임금 작년보다 110억 늘었다
  1. 1부산의 금빛 여검객 윤지수, 부상 안고 2관왕 찌른다
  2. 2한가위 연휴 풍성한 금맥캐기…태극전사를 응원합니다
  3. 3‘요트 전설’ 하지민 아쉽게 4연패 무산
  4. 4럭비 척박한 환경 딛고 17년 만에 이룬 은메달
  5. 5행운의 대진표 여자 셔틀콕 금 청신호
  6. 6사격 러닝타깃 단체전 금 싹쓸이…부산시청 하광철 2관왕
  7. 7한국 수영 ‘황금세대’ 중국 대항마로 부상
  8. 8구본길 4연패 멈췄지만 도전은 계속
  9. 9김하윤 밭다리 후리기로 유도 첫 금 신고
  10. 10박혜진 태권도 겨루기 두번째 금메달
우리은행
위기가정 긴급 지원
지인에게 빌린 수술비·투석비용 지원 절실
밴쿠버에서 만난 영도의 미래
녹슨 배 400여 척 해안 점령…‘옛것’도 쾌적해야 자원 된다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