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인생이 태산처럼 짓누를 때…그 무게 견디게 하는 건 ‘꿈’이더라

사진가 김홍희의 Korea Now <18> 66세가 되면

  • 김홍희 사진가
  •  |   입력 : 2023-05-04 19:11:50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21년 전남 고흥군 나로도 나로우주센터. Nikon D6, Nikkor lens24-120 F4, F/14, 1/800, ISO-400, 24mm 상당.
66세가 되면, 63세 아내가 여전히 곁에서 잔소리를 할 테고, 서른두 살 딸아이는 서울에서, 서른 살 아들은 지금처럼 내 집에서 직장을 오가고 있을 것입니다.

내 나이 서른셋까지는 한 가정을 건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준비했습니다. 이후 33년 동안 가족을 위해 돈벌이하는 가장으로, 또 한편으로는 자기 이념을 추구하는 작가로,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재수 없으면 120세까지 산다고 하는 요즘 인생의 반의반은 가족을 맞을 준비로, 그리고 그 반의반은 가족을 위해 살아왔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독립했고 아내는 여전히 내 지갑의 두께를 염려하며 살지만 ‘나로도’의 아이들은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그저 로켓을 쏘아 올리면 가까운 달로는 그냥 가고 더 먼 우주로도 아무 일 없이 날아서 안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 아이들보다 한 갑자를 더 살아왔지만 나에게도 여전히 이들과 같은 한 갑자 이전의 꿈이 살아 있습니다. 여전히 우주의 끝까지 날아가서 그 끝을 본 무용담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나의 우주의 끝은 젊은 날 떠돌던 수많은 대륙과 섬, 그리고 강과 바다를 건너 걸음을 뗀 추억입니다. 그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나는 여전히 그 꿈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꿈이 우주를 향해 날아갈 때 나는 태국 남쪽 히피들의 천국이던 작은 섬 ‘꼬사무이’로 달려갑니다. 머리에는 꽃을 꽂고 사이키델릭과 매직머슈름에 취해 육십 평생이 바람에 날리는 겨자씨처럼 가벼웠노라고 젊은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니 지금을 즐기라고.

66세가 되면, 63세 아내가 여전히 곁에서 잔소리를 할 테고, 서른두 살 딸아이는 서울에서, 서른 살 아들은 지금처럼 내 집에서 직장을 오가고 있을 것입니다.

나의 아이들과 저기 나로도 아이들의 겨자씨처럼 가벼운 인생이 태산보다 무겁게 짓누를 때 그 근원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지나갈 것이라고. 다 지나가고 아무런 무게도 질량도 없는, 한 줌도 안 되는 기억조차도 사라질 것이라고.

그 모든 것이 사라져도 추구했던 꿈은 여전했노라고. 그 꿈이 바로 겨자씨 같은 너였고 태산 같은 무게를 견디게 해주었노라고.

그리고 다시 바람이 일기를 기다리고 있노라고.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고속도로 달리던 중 렌터카 핸들에서 뱀 출몰…소방 출동
  2. 2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3. 3진주시, 70여 년 만에 보건소 단독 신청사 건립
  4. 4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5. 5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6. 6부산서 ‘불멍’ 즐기다 날벼락…일가족 2명 다쳐
  7. 7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8. 8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9. 9[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10. 10[속보]‘엿새째 무소식’ 부캉이 진짜 떠났나…3일 최종판단
  1. 1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2. 2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3. 3李 대통령 “다문화가정 지원, 문제 시정하는 게 차별 아냐”
  4. 4장동혁 “박근혜, ‘인재들로 총선 이기고 정권 탈환’ 당부”
  5. 5北, 집속탄두 위력 과시…‘축구장 18개 면적’ 초토화
  6. 6사천 공군기지 훈련기 공중 충돌 뒤늦게 알려져…부상자 없어
  7. 7[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8. 8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9. 9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10. 10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1. 1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2. 2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3. 3[속보]‘엿새째 무소식’ 부캉이 진짜 떠났나…3일 최종판단
  4. 4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종합)
  5. 5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6. 6이재용 일본 반도체 패키징 거점 방문, 日 소부장 협력 모색
  7. 7못 말리는 한국 제품 인기…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 눈앞에(종합)
  8. 8은행 부실채권 1년만에 1조3000억 늘었다…8년6개월만에 최대
  9. 9동원개발, 협력사와 손잡고 ‘안전보건 상생’ 다짐
  10. 10국산 비만약 에페 공급가, 마운자로보다 40% 저렴
  1. 1고속도로 달리던 중 렌터카 핸들에서 뱀 출몰…소방 출동
  2. 2진주시, 70여 년 만에 보건소 단독 신청사 건립
  3. 3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4. 4부산서 ‘불멍’ 즐기다 날벼락…일가족 2명 다쳐
  5. 5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6. 6[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7. 7부산 영도 조선소 러시아 어선 화재…소방대원 1명 부상
  8. 8[한 손 뉴스] 마르는 회야강에 낙동강 물 공급 검토…양산시 타당성 조사 착수
  9. 9밤부터 비 그치고 월요일 오전 맑아져…평년 기온 보일 듯
  10. 10[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1. 1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2. 2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3. 3‘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4. 4“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5. 5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6. 6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7. 7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8. 8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9. 9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10. 10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부산에 살어리랏다…신(新)청산별곡
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