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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 황망히 떠난지 열흘…父 “사과 없는 영도구 원망스러워”

청동초 학부모 규탄시위

  • 최혁규 기자 narrative@kookje.co.kr
  •  |   입력 : 2023-05-09 19:44:04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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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명 검은 옷 갖춰입고 추모
- “급경사 많은 영도 전체의 문제”
- 참사 재발방지 근본 대책 촉구
- 市, 지역 초교 통학로 전수조사

“많은 분이 예서를 추모하기 위해 모여 주셔서 너무 감사하지만, 뙤약볕에 나와 고생하시는 것도 신경이 쓰입니다. 영도구가 말로만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을 게 아니라 제2, 3의 예서가 나오지 않는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반드시 마련해 주길 바랍니다.”
영도구 청동초 등굣길에서 숨진 황예서 양의 아버지가 9일 영도구청 앞에서 예서 양 추모 및 안전한 통학로 마련을 촉구하는 학부모들의 침묵 시위를 바라보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9일 오후 2시 부산 영도구청 앞에 청동초 학부모 100여 명이 모였다. 등굣길에 참사를 당한 고(故) 황예서 양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는 집회다.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예서 양의 아버지는 감사함과 미안한 마음에 이같이 말했다. 다른 학부모와 동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아버지는 “그 자리에 가면 예서가 떠올라 너무 슬플 것 같아 차마 참석하진 못했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어 그는 “사고가 난 지 열흘이 지났는데 사고 원인도,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데 대한 사과 한마디 없는 영도구가 원망스럽다”고 긴 한숨을 토해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통학로에 차량용 안전펜스(SB5등급)가 설치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예서를 추모하기 위해 검은색 추모옷을 갖춰 입은 학부모들은 “예서야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학부모회는 어린이보호구역 인근에 제조업체가 밀집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영도구를 규탄했다.

청동초학부모회 정회순 회장은 “현재까지 구청 등 행정당국이 몇몇 안전대책을 마련했지만, 정작 사고의 일차적 원인으로 꼽히는 통학로 일대 공장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며 “영도구에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학부모회는 최근 영도구와 부산시, 부산시교육청 등에서 청동초 사고와 관련해 차량용펜스 설치, 불법주정차 CCTV 설치 등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 것과 관련, 학부모 참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 회장은 “사고가 난 지역은 학교 후문이지만 정문 등굣길 역시 위험하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인 만큼 학부모회 차원에서 제대로 된 대책이 마련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이법 집회를 시작으로 다른 초등학교 학부모회와 연대해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목소리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청동초 등굣길 문제는 급경사가 많은 부산지역 상당수 초등학교의 공통된 문제다.

영도구는 조속한 재발 방지 마련을 약속했다. 현장을 찾은 송양호 부구청장은 “시·교육청·경찰과 관내 통학로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 안전펜스와 관련해선 이제껏 정부지침에 따랐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경사가 급한 곳 중심으로 차량용 펜스를 설치하는 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이날 초등학교 통학로 관련 TF 회의를 열고 오는 17일까지 부산지역 초등학교 통학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전수조사에는 각 구·군과 시교육청, 자치경찰위원회 외에 학부모,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다. 시는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책을 마련해 이번 달 내에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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