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에 분신해 숨진 양희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장 사건 이후에도 검·경의 ‘구속수사’ 방침이 계속되면서, 동력을 잃은 건설노조가 체불임금 지급 촉구 등의 ‘정당한 집회’마저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다고 호소한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이날 공동공갈 등의 혐의를 받는 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 A 지부장과 B 사무국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두 사람은 2020년 5월과 지난해 5월 2차례에 걸쳐 레미콘 콘크리트 믹스 제조업체 48곳을 상대로 복지기금을 요구해 약 10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지부장은 레미콘지회장을 맡고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복지기금을 받는 과정에서 레미콘 운송을 거부하는 등 업체를 상대로 부당한 위력을 행사(국제신문 지난 2월 14일 자 8면 보도)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1일 양희동 강원지부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분신해 이튿날 숨진 이후에도 검·경의 구속수사 방침은 유지되고 있다. 지역 노동계에서도 지난 2일 C 부울경건설지부장이 창원지법의 심사 끝에 구속됐다. 지난 24일에는 D 부산건설기계지부 수석부위원장의 영장실질심사가 부산지법에서 열렸으나 기각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노조의 투쟁 동력은 상당히 침체돼 체불 임금 지급 촉구 등과 같은 ‘정당한 단체행동’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건설 사업장이 많은 지역에는 건설노조의 임금체불 관련 집회 신고가 다수 들어와 있지만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 대부분이 수사받는 상황에서 현장 노동자들의 풀이 죽은 게 사실이다. 노동자의 복지가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