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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대 전세사기 '서면 빌라왕' 재판시작..."난 명의만 빌려줘"

부산진구 등 세입자 62명에 62억 편취혐의

"지인 요청...아무것도 몰라" 공모혐의도 부인

피해자 변호인 "모두 한 통 속..관련자들 고소"

대다수 보증보험가입 안돼..실제피해 더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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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구·부산진구·사상구에서 오피스텔을 임대한 뒤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일명 30대 ‘서면 빌라왕’(국제신문 지난 2월 9일 자 1면 보도 등)의 재판이 시작됐다. 재판에서 임대인 이모 씨 측은 명의만 빌려줬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피해자 측은 조직적 사기 범죄 가능성을 제기하며 엄벌을 촉구했다.
부산지법 형사11단독 정순열 판사는 31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 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 씨는 전세 보증금 반환 의사가 없음에도 동래구 온천동 A 오피스텔, 부산진구 가야동 B, 사상구 C 오피스텔 등 오피스텔 6곳 세입자 62명으로부터 62억4700만 원을 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구속 상태인 이 씨는 수의를 입은 채 법정에 등장해 자신의 직업이 배달대행업이라고 밝혔다.

이 씨 측은 “명의를 빌려달라는 (회사 관계자) D 씨의 요청에 따라 명의만 빌려줬을 뿐이며 전세 계약 현장에 없어 D 씨의 범행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D 씨와의 공모 사실도 부인했다. 이에 재판부는 D 씨의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검찰에 증인신청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D 씨는 현재 별개의 사건으로 구속돼 있다. 


이날 법정에는 전세 보증금을 받지 못한 다수의 세입자가 참석했다. 세입자 측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상지의 곽경도 변호사는 “이번 전세사기는 모두 한 주식회사와 연관돼 있다. A 씨는 대표이사며 D 씨 포함 4명이 회사 관계자다. 이들이 A 씨의 위임장을 가지고 다니며 수많은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또 부산진구 오피스텔을 소개해 준 공인중개사와의 연관성을 언급하며 조직적 사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곽 변호사는 “회사 관계자 1명과 공인중개사가 부부다. 현재 부동산 사무소는 폐업한 상태”라며 “회사 관계자 4명에 대한 고소장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A 씨는 수십 채의 오피스텔을 사들여 담보로 내세운 뒤 수십억 원을 대출받고 잠적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오피스텔 일부는 이미 경매로 넘어갔다. 입주자 대부분이 젊은 층으로 전세보증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아 실제 피해 규모는 공소장에 제기된 금액보다 훨씬 더 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본지 보도 이후 부산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배당해 집중 수사를 벌인 뒤 A 씨를 구속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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