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서 만나는 경우 흔한데…”
- 중개앱 자체에 대한 불안 증폭
- 개인정보 수집 법적기준 목소리
“과외는 항상 앱을 통해 구했는데 이번 사건을 보니 신분이 불확실한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너무 무서워졌어요. 며칠 전에는 프로필도 대충 설정해놓은 앱에서 과외를 받고 싶다고 연락이 왔는데, 예전 같으면 반가웠을 일도 이젠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당분간 새로운 학생을 찾지 않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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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아르바이트 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A 씨가 지난달 29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부산지방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민정 기자 |
부산지역 대학에 다니는 A(25) 씨는 지난달 27일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 사건을 언급하며 “무서워서 등록된 계정을 다 삭제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나와 주변 친구 모두 이번 사건에 이용된 앱을 통해 과외를 해왔다. 집으로 방문하는 일이 흔한데 이번 사건을 보고 앞으로는 카페 등 열린 장소에서만 수업하려 한다”며 몸서리쳤다.
또래 살인사건 피의자인 정유정이 과외 앱을 통해 피해자를 물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학생 사이에서 앱 탈퇴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160만 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된 한 과외 앱은 이달 들어서만 강사 회원 수백 명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안하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한 대학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부모님이 더 이상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지 말라고 하셨다” “과외 강사에만 인증 절차가 엄격하고 학부모 가입은 상대적으로 너무 허술하다” “내가 여자라 안전하게 여학생만 가르쳤는데 이마저도 무섭다” “강사의 구체적인 정보를 너무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과외 앱 대부분은 과외 강사로 등록할 때 사진과 학생증 등을 요구하지만, 학생이나 학부모 회원은 가입이 수월할뿐더러 강사 정보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과외 앱은 물론 온라인을 통해 일자리를 구하는 베이비시터 가사도우미 등의 중개 앱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 매칭을 도와주는 앱으로 악기 레슨을 해온 B(35) 씨는 “앞으로 어떤 방식을 취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첫 만남은 카페에서 하는 등 예전부터 나름의 대응을 해 왔지만 온라인으로 신원이 확실치 않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두렵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안전 확보를 위해 더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부경대 신상욱(컴퓨터인공지능공학부) 교수는 “앱 운영자 입장에선 수요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개인정보 수집 문턱을 낮춰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앱 사용자 안전과 관련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앱의 적절한 개인정보수집 수준에 대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