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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들인 부산시 침수·재해지도 부실

감사원, 2019년 분석용역 적발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23-06-08 20: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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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관 지름 ‘600㎜ 이상’ 기준
- 용역업체, 일부 구간 반영 안해
- 市, 정확히 확인 않고 준공처리

부산시가 14억 원을 들여 시행한 ‘도시 침수 위험 분석’ 용역이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맛비가 내린 지난해 여름 부산 동래구 온천천시민공원 일대가 빗물로 불어나 잠겨있다. 국제신문DB
8일 감사원이 공개한 ‘도심지 침수예방사업 추진 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시가 2019년 실시한 ‘도시 침수 위험 분석 용역’에서 도심지 내 우수관로 기준을 명확하게 적용하지 않아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2019년 도시 침수 위험 분석 용역을 실시하기로 하고 3개 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엄과 14억4000만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용역을 통해 도심 내 침수 위험 지역을 분석한 뒤 재해정보지도를 만들어 행정안전부 시스템에 등록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용역을 맡은 컨소시엄은 고밀도 도심지 우수관의 지름을 600㎜ 이상으로 설정하라는 등의 기준을 듣고도 일부 구간에 이를 반영하지 않아 침수 위험 분석이 부정확하게 이뤄졌다. 또 재해정보지도는 대피 기준이 모두 누락된 채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시가 컨소시엄의 용역 성과물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용역을 준공 처리했다며 해당 직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또 감사원은 컨소시엄에 포함된 한 기업이 다른 업체에 시 하수관망도 등 공개가 제한된 정보를 전달했다며, 국가정보원에 유출 사실을 알리라고 통보했다.

시 관계자는 “우수관로 적용에 따른 결과 해석은 전문 업체가 맡아 진행한 것으로, 시가 별도 전문가 자문을 받았지만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해당 업체가 용역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부정확한 정보를 바로잡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관악구 반지하 주택에서 일가족이 사망하는 등 거주 지역에서 큰 피해가 난 것을 계기로 도심지 침수예방 사업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자체들이 침수방지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곳으로 지정하는 ‘침수위험지구’ 상당수가 민원 발생 등의 우려로 주거지나 상가지역을 빼고 지정돼 피해를 막는 차수판 설치 등의 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감사원이 2018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국내에 지정된 침수위험지구 369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38%에 달하는 142개 지구에서 건물 지역을 피해 도로, 하천 등만이 위험지구로 지정됐다. 자연재해대책법 등에 따르면 침수위험지구에 지하건축물을 세울 때는 출입구 방지턱을 높게 만들거나 차수판을 설치하는 등 조치를 해야 한다. 연면적 1만㎡ 이상의 건축물을 만들 때도 지하와 1층 출입구에 차수판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민원을 발생시킨다는 이유로 지자체들이 주거지와 상가 지역에 위험지구 지정을 꺼린 것이다. 이는 실제 침수 피해로도 이어져 2021년 8월 울산 남구, 지난해 9월 경북 포항 남구와 충북 증평군은 실제로 침수예상지역이 위험지구 지정에서 제외돼 피해가 발생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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