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위 간부들이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자녀들의 승진까지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선관위 전·현직 사무총장과 사무차장 등 4명의 자녀와 경남·제주선관위 간부 자녀 2명의 경력직 채용 의혹이 최근 불거졌다. 사실이라면 채용부터 승진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진 셈이다. 우리 사회의 화두인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아빠찬스’라 하겠다.
이번 특혜 의혹은 선관위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 자녀가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다 각각 2022년, 2018년 선관위 경력직 공무원으로 채용됐다는 사실이 지난 10일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자녀의 경력직 채용을 최종 승인한 결재권자라는 점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이들은 4촌 이내 친족이 직무 관련자가 될 경우, 이를 신고해야 한다는 선관위 공무원 행동강령도 지키지 않았다. 선관위 자녀 채용 특혜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세환 전 사무총장도 아들 특혜 채용 의혹으로 지난해 3월 사퇴했다. 직전 사무총장이 이런 이유로 물러났는데 비슷한 일이 재발했다.
선관위는 고위직 자녀 채용 특혜에 대해 자체 특별감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특감에 외부인사가 참여해 공정성을 확보한다고 했으나 누구인지 제대로 밝히지 않고 특감의 범위도 간부 4명에 한정되면서 ‘셀프감사’라고 지적받고 있다. 내부 감사에 불과해 누가 공정하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라고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고위직에서 지방으로 확산하는 채용 의혹이 전국적으로 퍼져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씻어내야 한다.
선관위는 1년 예산 4,000억 원에 직원 숫자가 3,000명에 달한다. 투·개표 실무 관리뿐만 아니라 선거 관련 규제와 감독 권한을 갖고 있다. 이처럼 방대한 조직과 권한에도 독립적 헌법기관임을 내세워 어떤 감시도 받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선관위가 국민권익위원회 실태조사나 감사원 직무감찰 등 외부 견제를 거부해 오면서 내부 자정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선관위 스스로 조사하고 결론을 낸다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려면 수사기관이 나서 채용 과정을 면밀히 따져야 하겠다.
# 어린이 사설 쓰기
굴지의 필립스 회사에 감광지(感光紙)를 납품하던 중소기업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한 달에 5만 매를 납품하다가 1차 대전이 발발하자 25만 매로 늘었습니다. 한번에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게 돼 15%로 산정했던 이익률이 60% 가까이 올랐습니다.
납품업체 사장은 친분이 두터운 담당 이사에게 ‘단가를 내려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담당 이사는 “지금 값으로 납품해도 됩니다”하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장은 30%는 회사의 이익으로 생각하고, 나머지 30%는 이사의 이름으로 저축했습니다. 나중에 사장이 통장을 내보이자, 이사는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여태까지 나는 당신을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치사한 짓을 할 줄은 몰랐군요.”
“그러면 그때 처음 단가 그대로 납품해도 좋다고 한 뜻은······?”
“내가 필립스사에 입사한 지 28년 동안 단가를 내려 달라고 말한 사람은 당신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라면 더욱 좋은 제품을 내놓을 것이다’고 생각해 종전 값으로 납품케 했던 것입니다.”
정직한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만으로 가득 찬 사회는 어디 없을까요? 이번 선관위 ‘아빠찬스’ 사건을 보면서 많은 국민이 선관위를 불신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선관위는 우리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심판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선관위를 불신하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그리고 선관위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