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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 좁아지는 송정…준다는 모래 마다한 주민 속사정

낙동강하구 준설때 나온 모래, 해수부가 강서구에 지원 요청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3-06-13 19:37:09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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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구 무상으로 받을 기회
- “어둡고 입자 작아 바람에 날려”
- 황사화 우려에 결국 사업 중단

심각한 백사장 모래 유실 현상을 겪는 부산 송정해수욕장에 낙동강 모래를 무상으로 투입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주민단체가 기존 백사장 모래와 비교해 낙동강 모래는 색깔이 어두워 튀는 데다 입자가 가벼워 바람에 날릴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부산 송정해수욕장의 1975년 모습(왼쪽)과 지난해 상태 비교. 이 기간 송정해수욕장의 백사장 폭은 70~80m에서 24~65m로 줄었다. 부산생활지도 제공
부산 해운대구는 송정해수욕장 모래 투입(양빈) 사업이 취소됐다고 13일 밝혔다. 해운대구는 지난달 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백사장 1㎞에 모래 6만9574㎥를 채워넣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8일 모래를 공급하기로 한 강서구가 지원 중단을 통보해 사업이 무산됐다.

이날 구는 양빈 사업을 위해 대기 중이던 포클레인 등 장비를 백사장에서 철수시켰다.결국 송정해수욕장에는 추가할 수 있는 모래 한 줌도 들어오지 못했다.

해수부가 낙동강 어선 통항로 준설 사업 때 나온 모래를 해수욕장에 공급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강서구는 해운대구에 지원하기로 결정했었다. 운반비 등 양빈에 필요한 예산도 모두 강서구가 부담하기로 했다. 이 모래는 지난 1, 2월 강서구가 민간에 의뢰해 이뤄진 토양오염원·입자시험에서 합격점을 받기도 했다.

송정지역 주민단체는 이 모래 투입을 반대했다. 이들은 낙동강 모래가 백사장 모래와 비교하면 색깔이 어두워 미관에 나쁜 데다, 입자가 지나치게 가늘고 고와 바람에 날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헌 송정바다살리기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입자가 크고 까끌까글한 송정 모래에 비해 낙동강 모래는 너무 작고 곱다. 바람에 날려 황사가 된다면 관광객의 폐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사업은 결국 중단됐다. 해운대구는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새 모래 위에 기존 백사장 모래를 덮는 식으로 채운다면 색깔이 튀거나 바람에 날릴 염려가 적다고 설득했으나 주민의 반대 의견을 철회시키지는 못했다. 강서구는 여론의 동향을 전해듣고 결국 사업 지원을 취소한다는 취지의 통보를 해운대구에 보내왔다.

애초 해운대구가 낙동강 모래를 채우려 한 것은 해수부의 ‘송정해수욕장 연안정비 기본계획’의 실행일을 기약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0년 단위(2020년~2029년)로 추진되는 이 계획은 기간 내에만 진행하면 돼 아직 기획재정부의 사업비(297억) 확정 승인을 받지 못했다. 사업이 시행되면 30만㎥ 규모의 모래가 백사장에 투입되지만, 그 전까지는 별도의 모래 투입 없이 계속 침식에 따른 모래 유실을 겪어야 한다.

실제 송정해수욕장은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모래 유실을 겪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1970년대 70~80m 수준을 보인 이곳 백사장 폭은 지난해 24~65m까지 줄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해수부 연안 침식 실태 조사에서 D등급(우려)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연안정비 사업 전에 일부라도 모래를 채워 백사장 폭이 좁아지는 현상을 줄이고자 했으나 주민 반대로 사업이 취소됐다”며 “누구보다 주민이 송정해수욕장의 모래 상태를 잘 알 것이므로 주민 의사를 존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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