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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교육 현장에서] 잠자는 학교의 악기를 깨워라

  • 박진홍 동래초 교사
  •  |   입력 : 2023-06-19 19:04:45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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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오보에 가야금 거문고 등과 같은 악기들은 배워 보고 싶어도 만만찮은 악기 가격 때문에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런데 악기를 무상으로 대여해 주고, 학교 방과후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으로 배울 수 있게 해 준다면 어떨까?

올해부터 부산시교육청에서는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악기를 유지, 보수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방치돼 있는 악기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원단이 학교를 방문해 수리할 악기, 폐기할 악기를 구분해 적절한 처치를 하고, 이를 위한 관련 예산과 인력풀을 지원하고, 악기 사용에 관한 각종 정보 등을 제공하는 등의 방식이다. 일부 교육지원청에서는 악기 관리를 넘어 먼지 쌓인 유휴 악기 공유로 한 단계 더 나아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0년 이후 교육부의 학생 오케스트라 사업으로 오케스트라 구성에 필요한 악기뿐만 아니라 각종 국악기, 밴드 악기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들이 학교에 구비됐다. 그 영향으로 학교 안팎에서 음악교육이 활성화됐고, 음악을 전공한 인력들을 위한 일자리도 많이 생겨났다.

그런데 학교의 관리자 및 담당 교사의 순환과 다양하게 변화하는 환경 탓에 몇 년간 활발하게 운영되던 음악 활동이 중지되는 사례들이 생겨났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손때가 묻어야 할 악기들은 창고 한 편에 방치돼 먼지를 뒤집어쓰기 시작했다. 멀쩡한 악기가 쓰지 않아서 오히려 더 망가지는 경우도 많아서 아까워하고 아쉬워하는 시각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업은 학교 현장에서 열심히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교사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이 사업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이다. 사용하고 있는 악기를 잘 고쳐서 사용함으로써 새 악기 구입에 필요한 예산을 절감하는 것, 그리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구비한 고가의 악기들을 필요한 학생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예산 편성이 중요하다. 학교에서 관련 예산을 편성해서 운영해야 하는데, 학교 관리자의 생각에 따라 쉽지 않은 곳도 있어서, 교육청 수준에서 필요한 학교에서 가용 예산을 지원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두 번째는 악기 수리 및 관리 등에 능숙한 전문가 또는 업체를 확보하고 연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교사들이 다양한 악기의 관리와 수리에 대해서 모두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악기를 유지 보수하고 손길을 기다리는 악기를 공유하기 위해 관련 행정업무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 지도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업무가 복잡하고 많으면 가장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할 교사들이 가장 먼저 외면하게 될 것이다.

악기를 통한 음악 활동 특히 다른 학생들과 함께 앙상블을 하며 서로 다른 소리를 한 곡의 음악으로 만드는 활동은 단순한 여가의 재미를 넘어서 나를 소중히 여기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까지 이어진다.

이번 사업을 통해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수많은 악기들이 다시금 아름다운 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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