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21> 스페인 에스파냐 히스패니아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3-07-03 18:57:51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중학생 때 본 두 영화가 기억 난다. 아마도 을지로에 있던 국도극장이거나 명보극장에서 본 ‘엘 시드’, 그리고 신설동에 있던 노벨극장에서 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어린애가 뭘 안다고 그런 영화를 보았을까? 좋은 나라와 나쁜 나라가 신나게 싸우는 거나 보았겠다. 그런데 두 영화의 공통점은? 스페인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다.

스페인=에스파냐=히스패니아 국기 속 국장
스페인(Spain)은 영어이며 정식명칭은 에스파냐(Espana)다. 로마제국 땐 히스패니아(Hispania)로 불렸다. 세 이름에 토끼를 뜻했다는 span이 있다. 토끼들이 많이 살던 땅이었나? 살기 좋아 수만 년 전부터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었다. 여기서 구석기 시대 그림이 발견되었으니 알타미라 동굴벽화다. 신석기 시대엔 아프리카로부터 이베르족이 올라와 에브로강 옆에 살았다. 에브로(Ebro)강의 어원은 이베르(Iber)족일 듯하다. 이베리아(Iberia)반도라는 명칭도….

이베리아반도로 대략 BC 1000~500년 무렵 갈리아족과 그리스인이 들어왔다. 페니키아인도 지중해 동쪽 끝에서 들어왔다. 이베리아반도는 로마와 전쟁할 때 카르타고군의 전진기지였다. 3차에 걸친 전쟁에서 카르타고가 모두 졌다. 이후 BC 146년부터 로마인이 들어왔다. 476년 서로마제국 멸망 후 서고트족이 들어왔다. 711년부터 무슬림들이 들어와 북쪽 일부를 제외하곤 반도 거의 전부를 차지했다. ‘엘 시드’는 이때 이야기다. 이베리아인들은 카스티아 레온 아라곤 나바라 포르투갈 등의 왕국으로 나뉘면서도 모두 국토재탈환(Re-conquista)에 나섰다. 1492년에 이교도들을 모두 몰아냈다. 스페인 통일왕국의 기원인 그해 이사벨 여왕의 후원 아래 콜럼버스가 서인도제도에 닿았다. 스패니시들은 중남미 및 필리핀을 지배하며 해가 지지 않는 스페인 대제국을 세웠다. 1571년 전성기 때엔 오스만투르크와의 레판토해전에서 이겨 지중해 패권을 장악했다. 스페인 무적함대는 1588년 영국과의 칼레해전에서 졌다. 끝내 1648년 30년 전쟁에서 지면서 국력은 추락했다.

1898년 미국과의 전쟁에서 져서 식민지를 다 잃었다. 1914년 1차대전에 참가하지 않은 까닭에 스페인 독감이란 오명을 뒤집어써도 떼죽음은 면했다. 공산주의 물결로 좌파가 집권했다. 이에 반발해 1936년 우파 프랑코 장군이 내전을 일으켰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이때 이야기다. 1939년 우파가 이겼다. 1939년 발발한 2차대전에 용케도 참여하지 않아 스페인 땅은 피로 물들여지지 않았다. 1975년 프랑코 총통 사망 후 스페인은 왕국이 되었다.

스페인 국기 속 국장에 네 왕국 문장이 각각 있다. 800여 년 만에 이슬람교도들을 몰아낸 대업에 대한 자부심이다. 세상 끝 지브롤터 해협을 뜻하는 헤라클레스 두 기둥에 글자가 적혀 있다. 스페인 국왕이자 신성로마제국 황제였던 카를 5세의 좌우명 PLVS VLTRA다. Plus Ultra(더욱 넘어서)다. 16세기 약 100년(1492~1588)간 최전성기를 회상하는 구호 같다. 그런데! 17세기 이후 스페인엔 벨라스케즈 고야 가우디 피카소 달리를 빼면 알만 한 유명인이 별로 없다. 사상가 음악가 과학자는 더욱 그렇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정열과 낭만의 나라라 그렇다면 좋게 이해할 수 있다. 즐겁게 살면 된다. 쇠락한 기사 돈키호테처럼 과도한 의욕 내지 말며….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3. 3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6. 6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7. 7“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8. 8[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9. 9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0. 10[사설] 비타민이라 속여 주사맞혔나…진실 규명 시급하다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3. 3“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6. 6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7. 7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8. 8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9. 9“부산 情 담은 뮤지컬 ‘당신만이’를 관광 콘텐츠로”
  10. 10[속보] 김민석 “신천지 신도들 당원 집단 가입 확인…조직적 경선 개입 관련 증언도 있다”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3. 3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4. 4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5. 5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6. 6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7. 7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8. 8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9. 9주가지수- 2026년 10월 13일
  10. 10K-뷰티에 AI 입힌다…서울 홍대·부산 서면에 '가상체험' 공간
  1. 1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2. 2[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3. 3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4. 4울산 울주군 화학제품 제조업체서 불, 대응 1단계 인력 200명 동원 진화중
  5. 5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7. 7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87> 배우 강석우
  8. 8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9. 9출처불명 선박 ‘뒷기름’ 40억 원어치 유통업자 집유 2년
  10. 10부산외고 학생들,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감사제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배우 강석우
주 13.7시간 노동의 덫
“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