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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22> 포트 포르투 포르투갈 ; 그 나라다운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3-07-10 19:08:38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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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루트갈 포루투칼 포루투갈 포르투칼이 아니라 포르투갈이다. Portugal이란 스펠링을 기억하면 헷갈리지 않는다. 앞 글자 포트(Port)는 항구다. 영어인 Port를 라틴식으로 발음하면 포르투(Portus)다. 뒤에 붙은 갈(gal)은 라틴어 칼레(cale)가 변한 듯하다. 앞의 포르투를 설명하는 형용사로 따뜻하다는 뜻이겠다. 그래서 포르투갈은 따뜻한 항구란 뜻같다. 포르투갈은 어디에 있던 따뜻한 항구였을까? 그 항구는 포르투갈 서해안에 자리 잡은 포르투라는 항구도시다. 포르투는 기원전 로마가 지배했던 시대에 이베리아반도 서쪽 땅을 관할하던 로마의 전초기지였다. 포트인 항구 포르투에서 유래해 포르투갈이란 국가명이 되었다.

포트→포르투→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산 동네. 사진은 산 동네를 오르는 28번 꼬마전차.
포르투갈 초대왕국이 세워진 1139년 전까지 포르투갈 역사는 스페인 역사와 겹친다. 로마제국 시절에 포르투갈 지역은 루시타니아로 불렸다. 이곳 지도자였던 비르아투스(BC 180~139)는 막강한 로마군을 상대로 유격전(guerrilla)을 펼쳐 승리했다. 소규모로 기습하여 싸우는 게릴라의 어원이다. 로마군이 포섭한 배반자들한테 살해당하기 전까지 그는 로마군을 압도했다. 그가 포르투갈의 시조로 인정받는 이유다. 이슬람교도들이 이베리아반도에 들어왔을 때 여러 왕국들은 패권경쟁을 벌이면서도 서로 힘을 합쳐 국토재탈환 운동을 벌였다. 당시에 포르투갈은 백작이 다스리는 제후국이었다가 1139년 포르투갈왕국이 설립되며 몇 년 후 인접 왕국들 및 로마 교황으로부터 그 존재를 인정받아 정식으로 독립했다.

포르투갈은 스페인보다 앞서 먼 바닷길에 나섰다. 스페인 탐험가들이 서쪽으로 갔다면 포르투갈 탐험가들은 남쪽으로 내려가 동쪽으로 나갔다. 콜럼버스가 서인도에 닿은 1492년보다 4년 먼저 1488년에 포르투갈왕국이 보낸 디아스는 아프리카 최남단에 닿았다. 1499년 포르투갈 사람인 바스코 다 가마는 희망봉을 돌아 진짜 인도인 동인도에 닿았다. 당시 포르투갈은 스페인과 함께 세계지도에 선을 그어 지들끼리 여긴 내 땅, 저긴 네 땅이라 마구 정할 정도로 전 세계 패권국가였다. 포르투갈 상인들은 1543년 일본에 총을 건네기도 했다.

포르투갈의 전성기는 돈 주앙 때다. 스페인의 전설 속 호색한인 돈 주앙이나 프랑스의 소설 속 색마인 돈 주앙이 아니다. 포르투갈왕국 2대 왕조를 연 주앙(Don Juan 1357~1433) 1세 이후 주앙 2세 때는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 주앙 1세, 2세, 3세, 4세, 5세, 6세로 띄엄띄엄 이어진 ‘주앙’ 왕들의 계보는 포르투갈의 근대사다. 나폴레옹의 침략으로 인해 잠시 수도를 브라질로 옮겼었다. 이런저런 사건을 거쳐 왕국은 공화국이 되었다. 경제학 교수였던 살라자르(Antonio Salazar 1889~1970) 총리의 36년(1932~68) 장기집권 때는 강력한 독재가 행해졌다. 당시 새로운 국가(Estado Novo) 정책은 가톨릭 신념과 반공 이념을 기반으로 목가적 농업사회를 이루려는 것이었다. 1975년 카네이션 혁명을 거쳐 정치적 민주화는 되었지만 경제(經濟)적 경기(景氣)는 약했다. 내 취향으론 유럽에서 가장 맘에 든 여행지다. 낮은 물가, 좋은 날씨, 맛난 음식, 이쁜 골목, 이색 풍광, 적은 인파 등…. 맥도날드 스타벅스 대형마트도 별로 없어 그 나라다웠다. 언제까지 지킬 수, 아니 버틸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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