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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아봤냐” 폭언에 성희롱까지…초등교사 99% 교권 침해 경험

노조, 교사 2390명 대상 설문…학부모 악성민원 49%로 최다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3-07-25 19:34:06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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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이 주먹질·욕설 등 사례도

전국 초등학교 교사 99%가 교권 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실상 모든 교사가 교권 침해를 받았다는 뜻이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 21∼24일 전국 초등교사 23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99.2%인 2370명에 달했다고 25일 밝혔다. 교권 침해 유형(중복응답)으로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49%)이 가장 많았다. 이어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불응·무시·반항(44.3%)▷학부모의 폭언·폭행(40.6%) ▷학생의 폭언·폭행(34.6%) 등이 뒤를 이었다.

초등교사노조가 밝힌 교권 침해 사례에서 한 교사는 학부모 상담일에 여러 명에게 “올해 결혼할 계획이 있나, 혹시 계획이 있다면 학기 중에는 수업 결손이 생기니 방학 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한 학부모는 본인의 자녀가 따돌림을 당했다고 항의하면서 학교로 찾아와 교사에게 “애는 낳아봤냐”고 항의했다.

학생들이 교사에게 가하는 인권 침해 사례도 많다. 다른 친구를 가위로 찌르려는 학생을 교사가 저지하자 본인만 제지한다고 분노하면서 교사에게 여러 차례 주먹질했다는 사례도 접수됐다. 학생이 교사에게 “공무원이 나랏돈 받고 뭐 하는 거냐, 자격이 있나, 여기 있는 이유가 뭐냐” 등의 막말을 욕과 함께 퍼붓기도 했다. 학생이 교사를 몰래 촬영해 단체 채팅방에 공유하고 성희롱한 사건도 있었다.

초등교사노조 정수경 위원장은 “그동안 교사들은 각종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 아동학대 위협을 맨몸으로 감당하며 무력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며 “교육활동뿐만 아니라 교사도 보호해 교육이 바로 설 수 있게 해 달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2년 차 신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고인의 모교인 서울교대 교수들이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교육대학교 교수 30여 명은 ‘교사 생존권 보장을 지지하는 서울교대 교수모임’ 명의의 성명을 내고 “우리의 교육가족이 세상을 떠났다. 7월 18일은 한 초등교사 사망일이 아닌 대한민국 교육의 사망일로 기억될 것”이라며 “교권의 붕괴는 교육의 붕괴를 의미하고 이는 국가의 미래가 망국의 길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해자를 찾아내 희생양을 삼고 끝내는 일회적인 진상규명이 아니라 교육 참상의 원인을 찾아내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학생에게는 학습권을, 학부모에게는 참여권을, 교사에게는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명확한 원칙의 제도화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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