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치료는 시기 놓치면 큰 위험
- 돌아와서 아이들 손 잡아달라”
- 소아혈액종양내과 교수 호소
부산대병원 노조 파업이 13일째 접어든 가운데 양산부산대병원의 어린이병원 환아와 보호자 고통이 극심해지고 있다. 양산부산대 어린이병원은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유일하게 소아암 치료가 가능한 곳으로 경북 전남지역 소아환자도 방문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희귀 난치 질환 등 특수하고 전문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병원이지만, 파업에 따른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강제로 서울로 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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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병원 파업이 13일 째로 접어든 25일 경남 양산부산대병원 어린이병동 로비에 정상진료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25일 양산부산대병원 소아혈액종양내과 양유진 교수는 “파업으로 입원이 불가능해 외래 진료를 평소의 1.5배 이상 보고 있지만 환자를 돌보기에 역부족”이라며 “암 환자 치료는 정확한 스케줄을 안 지키면 재발 위험이 높아지고 극단의 상황까지 갈 수 있다. 환자가 있고 치료할 의사도 있는데 외부 요인으로 진료가 안 된다”고 호소했다.
양 교수는 전날 부산대병원 내부망에 “(파업 중인 노조원에) 돌아와 웃어주던 아이들 손을 잡아 달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게시글을 통해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저조한 가운데, 우리 병원은 한강 이남에서 가장 전문의 수가 많은 덕분에 버텨가고 있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은 우리 병원이 없다면 다음 선택지로 서울을 가야만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썼다.
이어 “심장수술 한 아이, 백혈병에 걸린 아이, 경련이 멈추지 않는 아이, 투석이 필요한 아이를 먼 길을 떠나 보내야 한다. 이 지역의 수많은 아이와 부모가 양산부산대 어린이병원의 불이 꺼질까봐, 이 기간이 길어질까봐 매일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병원 정상화를 촉구했다.
양 교수는 국제신문과 통화에서 “무한정 연기시키면 결국 위험해지는 것은 환자다. 이 상태로 다음 주, 다음 달까지 가게 되면 분명히 환자가 위험해지는 사고가 난다. 그 때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담당 의사로서 이렇게 내버려 둘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양산부산대병원에 따르면 25일 현재 어린이병동에 남은 환자는 46명(전체 212개 병상)이다. 지난 10일 병원 측이 노조 파업을 앞두고 일반 어린이병동 환자를 내보낸 이후 신생아실 중환자실 등에 남은 환아가 대부분이다. 이날 파업에 참가 중이던 간호사 몇 명이 “아이들이 눈에 밟힌다”며 일시적으로 돌아와 일반 병동에도 환아 일부가 입원했으나 병원 측은 연속적 진료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3일 노조 파업 이후 어린이병동 소아수술 건수는 직전 기간 대비 28.7% 감소했다.
현재 어린이병원은 입원이 필요한 치료를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원에서 진행하고 사후 처치와 추적 등을 외래 진료로 보완하고 있다. 보통 2, 3주 가량 입원해 항암 치료를 하고 이후 상태까지 충분히 살펴 왔지만 현재는 3, 4일 가량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외래 진료를 통해 의료진을 만나는 방식이다.
양 교수는 “암 환자는 24시간 의사가 살펴야 하는 데 다른 병원에선 불가능하다. 항암치료와 외래진료가 별도로 이뤄지니 환자들이 수시로 먼 길을 오간다. 그러면서도 병원 눈치를 보느라 싫은 소리 한마디 못 하는 게 현실”이라며 “부디 진료 정상화를 위해 병원이든 누구든 사태 해결에 앞장서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