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조성사업 대출금 250억 원을 횡령한 뒤 잠적한 시행사 실사주가 경찰에 붙잡혔다. 합천군과 연락이 끊긴 지 108일 만,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67일 만이다.

경남 합천영상테마파크 전경. 국제신문 DB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시행사 실사주 A 씨를 지난 5일 0시30분께 대전 지역 모텔에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A 씨는 호텔 건립사업 명목으로 마련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금 250억 원을 부당 인출해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 배임 및 횡령)를 받는다.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조성사업은 내년까지 용주면 1607㎡ 부지에 전체면적 7336㎡, 5층 200실 규모로 호텔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민간사업자가 합천군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부지에 호텔을 지어 기부채납하고 20년간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업비 총 590억 원 가운데 550억 원은 PF 대출로 마련됐고 40억 원은 민간사업자가 투자했다.

합천군과 시행사는 2021년 9월 실시협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12월 금융기관들로 구성된 금융대주단과 대출 약정도 맺었다. 이후 지난해 9월 착공해 터파기 공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시행사가 자재비 상승 등을 이유로 사업비 증액을 요구했고 합천군은 대출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일부 과도한 지출을 확인했다. 이를 추궁하자 A 씨는 4월 20일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합천군은 250억 원 규모의 횡령 범죄를 인지하고 5월 3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 씨 행적을 쫓던 경찰은 첩보를 입수해 대전시 한 모텔에서 그를 검거했다. A 씨는 전국 각지를 떠돌다 3개월가량 이곳에서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바꾸기도 했다. 경찰은 A 씨의 도주를 도운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본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횡령한 자금 중 일부를 현금화해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시행사 관계자 4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