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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참사 12년…정부, 폐암 관련성 인정·구제여부 논의

내달 5일 피해구제위에서 검토…폐암 구제 지금껏 1건

환경단체 "7월까지 피해 사례 7854건…폐암 피해 200건"

국제학술지, 가습기와 폐암 상관성 논문 게재도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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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참사가 12년(2011년 8월 31일 정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역학조사 발표)을 맞은 가운데 정부가 가습기살균제가 폐암을 일으킨다는 상관성을 인정하고 관련 피해자 구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환경단체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유족들은 폐암을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 질환으로 인정해달라고 촉구했다.

환경부는 다음 달 5일 열릴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에서 “그간 모든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폐암 피해를 구제할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30일 밝혔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가습기의 분무액에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사람이 사망하거나 폐질환과 폐 이외 질환, 전신질환 등에 걸린 사건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신고된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례는 7854건이다. 이중 폐암 피해 사례는 200건 이상으로 확인됐다.

현재 폐암을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정받아 구제받은 사례는 2021년 1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는 ‘가습기살균제가 폐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돼 구제가 결정된 것이 아니라, 피해자 나이나 생활 등을 고려했을 때 ‘가습기살균제 외엔 폐암을 일으킬 요소가 전혀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12주기, 가해기업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고려대 안산병원과 국립환경과학원 가습기살균제보건센터, 고신대 등에 소속된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에 가습기살균제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인산염’(PHMG-P)에 오래 노출되면 폐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폐암 피해도 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연구진은 이 논문에서 “사람 폐 폐포 세포가 저용량 PHMG-P에 장기간 노출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폐암과 관련된 유전자 위주로 유전자에 변형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PHMG-P에 장기간 노출되면 정상적인 폐포 세포에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12주기를 이틀 앞둔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은 천식·폐렴 등 일반적 인정질환의 경우 기준을 충족하면 신속하게 구제대상으로 인정하지만 폐암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폐암을 일반적인 인정질환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는 가습기 피해자 및 유족들의 피해 증언도 이어졌다. 2007∼2009년 롯데·애경·옥시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는 조인재(58)씨는 폐암 진단을 받고 7년이 지났지만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2019년 72세에 폐암으로 사망한 고(故) 김유한 씨의 배우자 이명순(74) 씨 역시 폐암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고 전했다. 김 씨는 2005년 폐암 수술을 받은 뒤 6년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고 한다. 2010년 폐암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2016년 재발해 숨졌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동물실험과 인간 폐세포 실험에서 뚜렷한 관련성이 확인됐고 국제 학술지에도 여러차례 게재됐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자의 폐암 임상사례는 200건이 넘는다”며 “환경부는 차기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에서 폐암을 일반적 관련 질환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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