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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년 을숙도 절반 침수…생태계 파괴 막을 프로젝트

낙동강 하구를 국가도시공원으로 시즌2 <1> 왜 낙동강하구인가

  •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   입력 : 2023-09-04 19:37:37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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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년간 녹지 17% 줄어 재앙적 위기
- 현 수준으로 온실가스 계속 배출 땐
- 77년 뒤 낙동강 해수면 0.73m 올라
- 맥도 생태공원은 전체 물에 잠길수도

- 을숙도·맥도 등 면적 300만㎡ 넘어
- 국가공원 최소기준 충족 ‘준비된 지역’
- 기후변화 대응 상징장소 잠재력 충분

부산 시민사회가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지정운동에 나선 것은 미래세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서부산을 중심으로 한 개발붐으로부터 녹지를 보존하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접목해 자연과 문화가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취지였다.

2016년 부산연구원은 낙동강 하구 ‘둔치도의 활용방안 및 추진전략’을 통해 ‘강문화생태공원’을 만들자는 연구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최근 국가도시공원은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위기의 대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부산시가 진행 중인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기본구상’ 용역 중간보고서에도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강서구 맥도생태공원의 대부분이 바다·강에 잠겨버릴 수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들어있다. 또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통한 녹지 보전이 이러한 ‘재앙적 시나리오’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제안한다.
부산시가 국내 1호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위해 연말께 정부에 신청서를 낼 예정인 가운데, 4일 예정 부지인 사하구 을숙도 생태공원 일대(304만㎡·위)와 강서구 맥도생태공원 일대(258만㎡) 전경. 이원준 기자
■을숙도가 잠긴다

내년 7월까지 진행되는 부산시의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기본구상’ 용역 자료에 따르면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100년 기준 을숙도 하구 일대의 해수면이 0.73m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나리오에는 을숙도는 절반 이상이, 맥도 생태공원은 면적 대부분이 강·바다에 잠기게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면 해수면은 0.39m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100년 유엔산하 기후 위기 대책마련 국제협의체(IPCC)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가정이다.

낙동강 하구를 대표하는 생태계인 철새 역시 위기에 처했다. 부산연구원의 ‘낙동강하구생태계모니터링연구용역’(제19차)에 따르면 2003년 244.08㎢에 달하던 녹지지역은 2021년 203.06㎢로 16.81% 줄었다. 이 기간 가장 많은 녹지가 사라진 곳은 강서구로 무려 22%가량(168.93㎢→131.64㎢)이 줄었다. 이어 사하구가 약 19%의 녹지(26.30㎢→21.33㎢)를 잃었다. 철새의 먹이터인 농지 역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낙동강 하구 서부산 지역의 토지이용 변화를 보면 자연형 토지이용(논·밭·임야·공원)은 2004년보다 11.48% 줄어든 것(205.78㎢→182.15㎢ )으로 조사됐다. 반면 도시형 토지이용(공장용지·도로 등)은 38.87%(56.85㎢→78.95㎢ ) 늘었다.

■낙동강 국가공원이 대안

국가도시공원으로 조성될 대규모 녹지는 도시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야생동물의 서식지 보전을 위한 핵심적 인프라다. 녹지는 또 탄소흡수 등의 기능도 수행하기 때문에 점차 심각해질 수 있는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는 데 장기적이지만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게 ‘낙동강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요구해온 시민사회의 의견이다.

낙동강 국가도시공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를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낙동강은 국내에서 가장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다. 지난해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등에 따르면 낙동강 하구는 국내 약 200곳의 철새도래지 중에서 종 다양성 1위(96종), 방문개체 수 6위(2만6656마리)다. 또 동아시아~호주, 서태평양을 잇는 전 세계적 ‘철새 네트워크’의 중심지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 다양성의 위기를 국가도시공원 설립으로 일정 부분 막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1987년 낙동강 하굿둑 건설 이후 35년 만인 지난해 시행된 하굿둑 상시개방으로 인한 기수역(민물과 해수가 만나는 곳) 복원의 상징성도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지정의 의미를 더한다. 부산시가 지난해 2월부터 낙동강 하굿둑을 상시개방했더니 자취를 감췄던 연어·장어 등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 공동운영위원장인 동아대 김승환(조경학과) 명예교수는 “국가도시공원 지정 이후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국제기구 유치에 도전하는 방안도 논의가 되고 있다”며 “부산을 전세계적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는 상징적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곳이 낙동강하구”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아시아와 호주를 잇는 ‘철새 이동’의 핵심지역인 낙동강 하구를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하면 종 다양성을 지키는 등의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은 “이 땅에 공존해야 할 철새가 개발에 밀려 서식지를 잃고 밀려나는 상황에서 국가도시공원 지정은 지역 내 생태계 종 다양성을 지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준비된 부산

행정적으로도 낙동강하구는 이미 국가공원을 위해 ‘준비된 지역’이나 다름없다. 부산시가 도시공원 지정 절차를 진행 중인 을숙도·맥도는 이미 공원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공원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는다면 국가도시공원 최소 면적인 300만㎡의 기준을 맞출 수 있다. 부지 매입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낙동강 하구의 여러 조건이 ‘제1호’ 지정에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 관계자는 “낙동강국가도시공원은 ▷생태 전용 구역 ▷이용 제한 구역 ▷공존 구역 ▷이용자 전용 구역 등 4개 존(zone·구역)으로 구성하는 방안 등을 국토부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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